이모(66)씨는 “환기를 위해 창을 열면 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남편(73)이 미세먼지가 들어온다며 계속 닫는다”고 털어놨다. 서울시 대기환경정보에 따르면 이들이 거주하는 강북구의 지난달 31일 오후 미세먼지 농도는 19㎍/㎡로 ‘좋음’이었다. 이에 대해 배상환(사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세먼지·황사가 ‘매우 나쁨’이 아니라면, 창문을 수시로 열어 호흡기 감염증을 예방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에 따르면, 1시간마다 10분간의 환기로 시간당 12회의 환기량을 확보할 수 있고, 감염 위험성은 10분의 1로 줄어든다. 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냉난방기 가동 중 창문 개방 시 확진자 비말 고농도 영역이 절반가량(40%→20%) 줄어든다는 결과를 내놨다. 코로나 재택치료자가 170만 명이고, 확진자 중 가족 간 감염이 50% 이상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우리나라 가구 중 공동주택은 80%에 달한다.
-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면 오염물질에 감염될 확률이 높은가.
- “우리나라 거주 형태는 해외보다 밀도가 높다. 가족별로 개인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공동주택에 환기설비 설치가 의무화가 된 것이 2006년인데, 그 이전에 입주한 아파트는 사실상 설비가 없다고 보면 된다. 자연 환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 미세먼지로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 “미세먼지가 심한 경우에도 환기의 장점이 훨씬 크다고 본다. 미세먼지는 장기간 노출돼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만, 코로나19는 5~10분 만에 직접 감염될 수 있지 않은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단계 이하일 때는 실내에 오염물질이 더 많다. 따라서 ‘매우 나쁨’ 단계를 빼고는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 어떻게 환기를 해야 하나.
- “아파트·병원 등은 기계 환기설비가 되어 있지만, 병원 입원실 기준으로 하루 2회, 공동주택(아파트)은 0.5회 가동된다. 최소 하루 3회 환기를 해야 한다. 창문을 살짝 열어놓고 종일, 지속해서 자연 환기하는 것을 추천한다. 추워서 어렵다면 1시간에 한 번, 5~10분 만이라도 하자. 그것도 안 되면 최소한 하루 세 번 정도는 환기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