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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 방역 해제 검토…실외선 마스크 벗을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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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호 01면

“계속 마스크를 쓸 거예요. 30만 명 안팎으로 확진자가 줄었다지만, 3개월 전만 해도 3000명 수준이었잖아요. 착시현상입니다.”(곽모씨·51·경기도 고양시·미확진자)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에서 내려온 상태인 만큼, 최소한 야외에서는 안 쓰는 게 맞는 방향인 것 같습니다.”(김모씨·22·서울 성북구·확진자)

1일 정부가 2주 뒤에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등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검토한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시민들의 반응은 이처럼 갈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사적 모임 인원은 8명에서 10명으로, 영업시간은 오후 11시에서 12시로 각각 확대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번 조정은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 지침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단서를 달았지만, 당국자들이 2주 뒤에는 방역 조치의 과감한 해제를 검토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거리두기는 2020년 5월부터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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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는 “변화된 코로나 특성에 맞춰 기존의 제도와 관행 전반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는 조치들이 조기에 안착해 대부분의 확진자가 동네 병·의원에서 불편함 없이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최근 한 외신에서 전망했듯이 우리나라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지는 감염병)’으로 전환하는 세계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이 높은 백신 접종률, 잘 정비된 의료체계를 바탕으로 코로나 치명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낮아지는 세계 첫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앞으로 2주간 확진자 감소세가 유지된다면 이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방역규제를 해제하고 일상에 가까운 체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외 노마스크’는 지난해 11월 1일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으로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확진자 폭증으로 지난해 12월 18일 거리두기로 복귀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2020년 11월부터 유지됐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하철역·백화점 등 대인 접촉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등산로나 공원에서는 마스크가 사실 필요 없다”며 “마스크를 벗고 탁트인 야외에서 활동하는 게 정신적, 신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었다고 감염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평가했다. 반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마스크 의무화 해제는 2주 뒤가 아니라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추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전문가 “위중증·사망자 느는데 방역 완화 성급한 결정”

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에 항공권 발권을 하려는 승객들이 수속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입국장 운영체계를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전환하고 방역 관련 시설물들을 철거했다. [뉴시스]

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에 항공권 발권을 하려는 승객들이 수속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입국장 운영체계를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전환하고 방역 관련 시설물들을 철거했다. [뉴시스]

신규 확진자 수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심각한 상태다. 지난 한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31만6275명. 2주 전 40만명 수준에서 20%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는 1000명 이상 지속하고 있다. 사망자 역시 연일 300~400명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도 28만273명으로 전날보다 4만여명 줄었으나 위중증 환자는 1299명, 사망자는 360명을 기록했다.

김우주 교수는 “거리두기를 강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최소한 유지라도 하면서 감소세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대학병원의 중환자실은 사실상 꽉 차 있어 코로나19 환자로 인해 다른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는 문제도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은 내놓지 않으면서 거리두기만 푸는 것은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5월 코로나19 사망자가 지난 두 달간 사망자보다 더 적게 나올 가능성은 없다”며 “준비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방역을 완화하면 고위험군 사망을 줄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최고 등급인 ‘1급’에서 결핵, 수두, 홍역과 같은 ‘2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또 11일부터 보건소에서의 신속항원 검사를 없앤다. 일상회복 준비 차원에서 매주 월·수·금요일에 총 세 차례 열렸던 중대본 회의도 수·금요일 두 차례만 열기로 결정했다. 의료체계 역시 ‘일상체계’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독감 환자처럼  동네 병·의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동네 병원에 이어 오는 4일부터는 동네 의원도 외래진료센터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김남중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확진자 수는 하강세라지만, 중환자나 사망자 수는 줄지 않았는데 이렇게 성급하게 결정한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지금 확진자 그래프는 하강세를 타고 있지만 국무총리가 나서서 ‘마지막 거리두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건 국민한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만든 최초의 국산 백신 ‘GBP510’이 올 상반기 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3상 시험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승인을 받으면 하반기부터 1,2차 등 기본접종은 물론 교차접종용으로도 쓰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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