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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차이나](32) 中 펫팸족 사로잡을 의료 기업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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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루이펑(新瑞鹏) 펫 헬스케어 그룹(이하 ‘신루이펑’)이 최근 텐센트투자, 힐하우스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 hardoly.com]

[사진 hardoly.com]

2018년 선전에 설립된 신루이펑은 대형 동물 병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전신은 1998년에 설립된 루이펑주식유한공사(이하 ‘루이펑’)다.

지금은 주로 반려동물 의료 및 건강 관리, 미용, 관련 식품 및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가장 먼저 설립된 동물 병원 중 하나로 알려졌으며,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가장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로 유명하다.

중국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유니콘 지수 2021’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리스트에 올라간 301개의 중국 유니콘 기업 중, 신루이펑은 45위에 안착했다.

[사진 신루이펑 공식홈페이지]

[사진 신루이펑 공식홈페이지]

힐하우스캐피털, 알고 보니 신루이펑과 ‘내연관계’?

MZ세대 중심으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최근에는 집에서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는 ‘펫콕족’이 증가하며 ‘펫코노미(Petconomy)’가 더욱 탄력받게 됐다. 펫코노미란 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산업을 뜻한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펫코노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15년 즈음부터 반려동물 의료 분야에 막대한 자금이 쏟아지며 동물 병원 프랜차이즈가 속속 등장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의료 관련 기업이 투자나 인수합병 방식으로 해당 시장에 진출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업체가 바로 신루이펑이다.

[사진 CBN Data]

[사진 CBN Data]

신루이펑은 수년 전부터 힐하우스캐피털과 인연을 이어왔다. 힐하우스캐피털은 중국에서 손꼽히는 투자 전문회사 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새벽 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에 투자했다.

또 힐하우스캐피털은 중국 투자 전문회사 중 유일하게 동물 병원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존 동물 병원 시장은 바로 이 힐하우스캐피털과 함께 루이펑그룹, 루이파이(瑞派)그룹 3대장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신루이펑의 출현으로 시장의 판이 바뀌었다. 신루이펑 탄생을 앞두고, 루이펑 산하 약 450개 동물 병원은 2018년 힐하우스캐피털이 투자한 퍼피타운(PUPPY TOWN·芭比堂), 안안동물병원(VET ANAN·安安宠医), 닥퍼팻(Dr. Pet·宠颐生) 등 브랜드의 약 700개 동물 병원과 합병*했다.

*이에 앞서 루이펑은 중국의 중소·벤처기업 전용 장외거래 시장인 '신삼판(新三板·NEEQ)'에 상장했으나, 동물 병원과의 합병 전 상장 폐지했다.

덕분에 신루이펑은 중국 반려동물 의료 산업에서 단숨에 선두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수, 지분 참여 등 방법을 통해 중국 내 우수한 의료 자원을 통합시켰다. 이 의료 자원에는 매장 수, 의사 및 직원 등 인력, 고급 의료기기 등이 포함된다.

[사진 雪球宠业家]

[사진 雪球宠业家]

증가하는 펫팸족 덕분에 신루이펑에 ‘돈’ 몰린다

신루이펑은 중국 89개 핵심 도시 중심으로 시장 장악력을 확보했다. 중심병원, 전문병원, 동네병원 등 1400여 곳에 1만 60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내 약 80%의 반려동물 전문가 및 교수진을 아우르고 있다. 이 밖에도 MRI, CT 등 업계 첨단 의료장비의 50%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많은 업계 관계자 및 기관이 신루이펑 생태계에 들어온 이유는 펫코노미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과 관련 있다. ‘2020년 반려동물 의료 소비 통찰 보고’에 따르면 2022년까지 중국 도시 반려동물(개·고양이, 이하 동일) 수는 1억 1000만 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36Kr]

[사진 36Kr]

2019년 반려동물에 쓰는 평균 소비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펫코노미 시장 규모는 약 6000억 위안(116조 496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며 관리하는 펫팸족(pet+family)의 증가와 펫코노미 시장 확대는 관련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힐하우스캐피털 등 투자계 큰손의 지원에 힘입어 신루이펑은 현재 중국 반려동물 의료 기관의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며 ‘약육강식’에 따라 도태되는 곳이 생기고, 신루이펑 등 소수 기업이 대부분 시장을 점유해 시장 집중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여파로 문 닫는 병원 속출…이제 막 성장 단계에 들어선 시장 환경도 난제 중 하나

[사진 视觉中国]

[사진 视觉中国]

일부 업게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타격에 주목,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펑융허(彭永鹤) 신루이펑 회장은 “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가장 심할 당시 오프라인 병원 약 400이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영업에서 한계를 느낀 신루이펑은 관련 교육과 공급망 사업 역시 확대한다. 2019년 설립한 둬웨(铎悦)교육그룹을 중심으로 현직 의료진에 대해 훈련과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여러 고등교육기관과 손잡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룬허(润合)공급망그룹을 활용해 반려동물 관련 물류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룬허공급망그룹 공식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공급망 창고 면적은 10만㎡로 5만여 종의 상품이 이곳에 저장되어 있다. 또 관련 직원은 1000여 명으로 100개 도시에 있는 1600여 곳의 매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루이펑은 의료 서비스, 교육 서비스, 공급망 등 세 가지를 통합해 무분별한 반려동물 시장에서 명확한 업계 표준을 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안에 스마트 동물 병원 5000곳을 설립, 최종적으로 스마트 동물 의료기관 프랜차이즈를 구축할 예정이다.

즉, 동물 병원 프랜차이즈를 하나의 플랫폼에 집중시켜 핵심 의료진을 관리·재교육하며, 통합 공급망을 이용해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물론 신루이펑 생태계에 속한 동물 병원은 전국 동물 병원 프랜차이즈의 15%밖에 되지 않아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 36Kr]

[사진 36Kr]

프랜차이즈 경영 면에서 신루이펑이 ‘초짜’라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은 아직 ‘성숙시장’에 이르지 못했다. 이제 막 성장 단계에 들어선 중국 반려동물 시장에는 인프라와 사회 인문 기반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세계적인 수준을 보유한 기업의 관리 노하우나 운영 경험도 없다.

신루이펑의 상황도 비슷하다. 관리자급 인재가 부족하다. 이는 전문 의료진이 경영 관리 방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때문에 신루이펑은 중국에서는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신입’에 불과하다는 소리도 나온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점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신루이펑은 메이롄중허(美联众和)나 퍼피타운과 같은 유수의 동물 병원 프랜차이즈를 흡수했으나,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는 신루이펑보다 메이롄중허의 인지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통합 단계 초반인 지금부터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대해 가볍게 여기고) 병원 인수에만 매진한다면 향후 제대로 된 기업 문화를 구축하기 힘들 것이라고 쓴소리를 더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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