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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맨에 둘러싸인 푸틴, 전쟁 상황 오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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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는 군사 활동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는 군사 활동을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스맨’들에 둘러싸여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오판하고 있을 수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의 판단력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그가 참모들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트 베딩필드 미 백악관 공보국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에 의해 오도되고 있다고 느낀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것이 푸틴과 러시아군 지도부 사이에 지속적인 긴장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도 자신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베딩필드 국장은 “푸틴의 참모들이 그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성과가 얼마나 나쁜지, 러시아 경제가 제재로 인해 얼마나 제대로 기능을 못 하고 있는지에 대해 푸틴이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이번 전쟁이 러시아의 전략적 실수였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알제리 방문 중 기자단에 “독재 국가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권력자에게 진실을 말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러시아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 자국군으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결론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이런 점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푸틴이 러시아군의 현재 상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러시아가 평화협상에서 합의에 이르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잘못된 정보를 듣고 상황을 낙관한 푸틴이 협상에 절박하게 임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실제로 러시아가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와의 5차 평화협상 후 러시아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병력을 재배치하고 있으며 여전히 키이우와체르니히우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키이우 주변에 배치됐던 러시아 병력의 약 20%가 지난 24시간 동안 이동해 재배치되기 시작했고, 일부 부대는 벨라루스로 갔다”며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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