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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신포조선소서 잠수함 이동 포착 “SLBM 준비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신포조선소 일대 위성사진. 지난달 22일 ‘8·24 영웅함’의 선미 부분이 나와있고 예인선도 보인다(원안). [사진 분단을 넘어 사이트 캡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신포조선소 일대 위성사진. 지난달 22일 ‘8·24 영웅함’의 선미 부분이 나와있고 예인선도 보인다(원안). [사진 분단을 넘어 사이트 캡처]

북한의 대규모 열병식 준비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움직임이 위성사진 등을 통해 포착됐다. 대형 기념일이 집중된 4월을 앞둔 북한이 대외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양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인 ‘8·24 영웅함’이 정박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내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공개했다. 2월 16일부터 3월 27일까지 조선소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8장을 분석한 결과 영웅함의 위치에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CSIS는 3월 22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웅함의 선미 부분이 소형 예인선에 이끌려 가림막 바깥으로 비스듬히 끌려 나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튿날 사진에선 영웅함이 다시 가림막 밑으로 들어가고, 예인선은 SLBM 시험용 바지선 옆에 정박해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영웅함의 이동이 어떤 목적 때문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영웅함의 개조나 수리, SLBM 시험 발사를 위한 준비 또는 기만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웅함은 지난해 10월 19일 북한이 신형 SLBM을 시험 발사할 때 사용했던 잠수함이다.

평양에서는 열병식 막바지 준비에 돌입한 정황이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민간 위성사진 전문업체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달 29일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VOA는 “김일성광장 서쪽 지대의 7분의 1가량을 채운 붉은 빛의 대형 점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점’은 빨간색 수술과 꽃 등으로 보이며, 열병식의 붉은 군중 행렬을 연출하기 위해 주민들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게 VOA의 추정이다. 김일성광장에서는 3월 21일에도 인파로 추정되는 어두운 색상의 대형 점이 발견됐다.

지난해 10월 영웅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영웅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본격적인 예행연습 정황은 미림비행장 일대에서도 나타났다. 3월 29일 해당 지역의 위성사진에서는 차량과 대규모 병력으로 추정되는 사각형 모양 대열 26개가 식별됐다.

북한이 앞선 열병식에서 한 대열을 약 300명으로 구성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추산하면 7800명 정도가 예행연습에 나선 셈이다.

이처럼 군 병력과 장비는 물론 평양 시민들까지 동원된 점을 고려하면 열병식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열병식 디 데이(D-day)는 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 110주년인 4월 15일 전후가 유력하다. 정부 당국자도 “전례를 보면 김일성 주석 생일의 경우 정주년(5·10년 단위)마다 열병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조만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 실험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존 사노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작전국 부국장은 세계정치연구소(IWP) 초청 웨비나에서 3월 4일 촬영된 위성 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풍계리에 새 건물을 짓고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노 전 부국장은 또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영변 핵시설도 가동 중인 것으로 관찰된다”며 “북한이 수년간 중단했던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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