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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싸워온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윤 당선인 나서달라"

중앙일보

입력

가습기살균제합의를위한피해자단체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가습기살균제합의를위한피해자단체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3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앞.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부인과 장모가 숨진 유족 송기진씨가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인수위를 향해 "가습기 참사 피해자들이 10년 넘게 제대로 된 피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를 꾸리는 인수위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만한 조정안이 도출되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인수위 앞에 선 또 다른 피해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판매기업을 처벌하라. 합당한 배상을 하라"며 구호를 외쳤다.

인수위·기업 찾아간 피해자들

이날 낮 인수위 앞에선 가습기 살균제 합의를 위한 피해자단체(가피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가피단은 이틀 전 공개된 조정위의 최종 조정안이 피해자들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가족 피해자인 김기태씨는 "현재 조정안은 가습기 살균제 제품 관리를 부실하게 한 정부 책임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기업의 배보상이 아니라 지원금 형태로 지급돼 미래 치료와 미성년자 보호 등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가피단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참사 피해자 및 가해 기업 총수들과 면담해달라"는 공문을 인수위 측에 전달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기업 앞에도 피해자들이 모였다. 낮 1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선 피해자들이 기업의 잘못 10가지를 나열했다. ▶제품안전을 확인하지 않고 유해물질이 든 제품 수백만 개를 판매한 점,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광고 문구를 사용한 점, ▶단 한 건도 자체 피해조사를 하지 않은 점, ▶조정 책임을 회피하는 점 등이었다.

피해자들을 돕는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가습기 살균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옥시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피해자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을 보완한 조정안이 나오도록 조정위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에서도 SK케미칼을 규탄하는 집회가 벌어졌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다음 주 최종안 공식 발표할 듯

조정위는 이르면 다음주쯤 조정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달 말까지 발표하기로 했지만, 피해자들과 일부 기업의 반발에 발표를 미룬 상황이다. 지금까지 조정위가 도출한 최종안에 따르면 초고도(최중증) 피해자에 대한 지원액은 최대 8392만(84세 이상)~5억3522만원(1세), 사망 피해자 유족 지원금은 2억~4억원이다. 미래간병비 항목이 강화됐지만 사망 피해자 유족 지원금 상향, 미성년 피해자 배려, 태아 피해자 특별 지원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최예용 소장은 "피해자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조정안에 대한 불만이 더 많을 수 있다. 일단 현재 조정안을 1차 피해대책으로 삼고 향후 기업이 추가배상할 수 있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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