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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28년 '단골' 그리스 해운사에 110번째 선박 인도

중앙일보

입력

존 안젤리쿠시스호. 대우조선해양 제공

존 안젤리쿠시스호.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자 두 회사의 110번째 선박을 인도한다고 31일 밝혔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28년 '단골'로, 회사의 위기 때마다 선반을 발주해 '백기사' 역할을 했던 고객사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이번에 건조를 마치고 인도하는 선박의 이름은 '존 안젤리쿠시스' 호로, 그리스 선박왕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2대 회장의 이름을 땄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임직원에게 '안 선생님'으로 친숙한 고인을 추모하고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존 안젤리쿠시스호는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와 2019년 계약한 17만4000㎥급 LNG운반선으로, 천연가스 추진엔진(ME-GI)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Full Re-liquefaction System)를 탑재해 기존 LNG운반선에 비해 연료 효율은 30% 이상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낮췄다.

지난해 작고한 존 안젤리쿠시스 전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로부터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1998년 대우그룹 해체로 인한 워크아웃, 2008년 리먼 브러더스 금융위기, 전 세계적인 '수주 절벽'에 비롯된 2015년 이후 유동성 위기 등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 선박을 발주했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로부터 LNG-FSRU 1척과 LNG운반선 1척 등 총 2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앞줄 오른쪽 두번째부터),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녀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과 양사 관계자들이 선박 건조 계약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2017년 12월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로부터 LNG-FSRU 1척과 LNG운반선 1척 등 총 2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앞줄 오른쪽 두번째부터),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녀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과 양사 관계자들이 선박 건조 계약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이는 해운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 발주'로 사세를 확장했던 존 안젤리쿠시스 전 회장의 전략과도 관련 깊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은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을 ‘안 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부를 만큼 친근한 존재로 대했다고 한다.

두 회사의 인연은 1994년부터 시작됐다. 존 안젤리쿠시스 전 회장은 1973년 부친이 창립한 안젤리쿠시스 그룹 선박 사업에 합류해 회사 경영을 이끌며 지난 1994년 대우조선해양에 9만8000톤(t)급 원유운반선을 처음 발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건조한 선박으로 LNG선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 30척이 넘는 LNG선을 운용 중이다.

지금까지 총 116척, 금액으로 약 130억 달러(약 14조원)에 이르는 선박을 발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8년간 이어온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안젤리쿠시스 그룹 3대 회장(마리아 안젤리쿠시스) 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밝혔다. 건조를 마친 존 안젤리쿠시스는 다음 달 1일 옥포만을 떠나 장도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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