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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코로나 치료제 '라게브리오' 복용 후엔 피임해야, 주의사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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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23일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를 긴급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질병관리청이 식약처에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한 지 4개월 만이다. 라게브리오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사용하는 코로나 먹는 치료제가 된다.

질병관리청은 라게브리오 2만 명분을 우선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이 떨어지면 국내에 바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한국 MSD에서 앞서 2만 명분 물량을 미리 국내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24일 통관절차를 거쳐 26일부터 감염병전담병원 등 치료 현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MSD(머크앤드컴퍼니)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MSD(머크앤드컴퍼니)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누가 처방받을 수 있나.
연령·기저질환 등 때문에 코로나 확진 후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성인 환자가 대상이다. 이 중 주사형 치료제인 베클루리주(렘데시비르)를 쓰기 어렵고 기존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환자에 처방한다. 베클루리주는 환자가 스스로 투약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팍스로비드는 간・신장 질환이 심한 환자는 복용할 수 없고, 통풍·협심증 치료제 등 28가지 의약품은 함께 써선 안 된다.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약효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용법·용량은 어떻게 되나.
알약 캡슐 형태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해야 한다. 하루에 4정(800mg)씩 두 번(12시간마다), 닷새 동안 총 40알을 복용해야 한다.
함께 복용하면 안되는 약이 있나.
현재까지 라게브리오와 함께 사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은 없다. 병용 금기 의약품이 28종에 달하는 팍스로비드 보다 처방이 수월할 것으로 방역 당국이 기대하는 이유다. 
복용 금기 대상이 있나.
임신부와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다. 수유부와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성인의 경우, 복용은 가능하지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수유부는 약을 마지막으로 먹고 4일 동안 수유를 하지 않는 게 좋다. 가임기 여성은 마지막 복용 후 4일 동안, 가임기 남성은 마지막 복용 후 3개월 동안 피임해야 한다. 
임신부·18세 미만에 사용이 제한되고, 피임 등이 권고된 이유는.
임상시험, 동물시험 등에서 태아 발달 관련 우려되는 사항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일부 동물실험에서는 뼈와 연골에 이상이 보고됐다. 다만 손우찬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유전 독성시험에서 태아의 체중감소, 태아의 성장지연 등의 부분에서 양성이 나온 바 있다”면서도 “후속 시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과연 (실제) 유전독성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측면에서 보면 우려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가임기 성인에게 일정 기간 피임을 권고한 것은 “라게브리오 약물에 노출된 후 태어난 아이에게 실제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아직 나오지 않아, 예방적 조치 차원”이라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약물이 체내에 머물렀다가 빠져나가는 기간과 정자의 생성 주기 등을 고려해 남성(3개월) 여성(4일)의 피임 기간을 달리 적용했다.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나.
임상시험 중 관찰된 부작용으로는 설사(1.7%), 메스꺼움(1.4%), 어지러움(1.0%) 등이 있다. 대부분 경미한 이상 반응이며 팍스로비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 사항은 낮은 것으로 식약처는 보고 있다.  

라게브리오 작용기전 모식도. 식약처.

라게브리오 작용기전 모식도. 식약처.

이 약은 어떻게 효과를 내는 건가.
라게브리오는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복제하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없앤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RNA 대신, RNA 유사체인 라게브리오가 삽입돼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효과는 얼마나 되나.
최종 임상 분석 결과, 라게브리오의 입원 및 사망 예방 효과는 30%다. 효과가 88%인 팍스로비드에 비해 낮은 편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 예방 효과 30%는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인도 등 외국에서는 입원 및 사망 예방 효과가 65%까지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치료제 선택지가 있다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의 효과와 국가·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 사용 이후, 어느 정도 이득인지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이 약을 승인한 이유는.
식약처는 지난 12월 이 약이 팍스로비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승인을 보류했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팍스로비드 등 기존 치료제의 물량이 부족해지자 입장이 바뀌었다. 식약처는 “베클루리주나 팍스로비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들에게 라게브리오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정부 "효과낮다" 보류한 그 약…먹는 치료제 새로 들이는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7066
라게브리오·팍스로비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특징.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라게브리오·팍스로비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특징.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해외에서는 얼마나 사용되나.
지난해 11월 영국을 선두로, 현재 15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 긴급사용승인을 거쳐 사용하고 있다. 7일 기준, 라게브리오 사용 국가는 영국·유럽·아랍에미리트(UAE)·미국・일본·멕시코·대만·파나마·태국·호주·우크라이나·바레인·콜롬비아·페루·코스타리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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