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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기업 10곳 중 9곳, "통상 기능, 산업부에 존치해야"

중앙일보

입력

수출 기업들은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존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사무실. [뉴스1]

수출 기업들은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존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사무실. [뉴스1]

국내 수출 기업들이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에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전을 검토 중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반대 입장을 낸 셈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3일 통상기능 담당 부처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에 참여한 수출 기업의 87.1%(108개사)는 ‘산업부에 통상 기능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외교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응답은 14개사(11.3%)에 그쳤고, ‘기타’ 답변은 2곳이었다.

선호하는 통상 정책 업무 소관 부서. 그래픽 차준홍 기자

선호하는 통상 정책 업무 소관 부서. 그래픽 차준홍 기자

수출 기업이 외교부보단 산업부를 선호하는 건 산업부가 보다 기업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통상 기능을 존치해야 하는 이유로 ‘소통 원활’을 꼽은 기업이 64개 업체(51.6%·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통상 업무가 산업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산업부가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절반(50.8%·63개)에 달했다.

‘산업부가 구축한 통상 인프라를 활용해야 한다’는 응답(46.8%·50개)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처하는데 효율적’이라는 응답(32%·40개)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외교부가 통상 업무를 담당할 경우 국제정치 현안을 우선으로 판단해 경제이익 희생될 수 있다’는 의견도 22.6%(28개)였다.

외교부 이관에 찬성하는 업체들은 주로 국익을 극대화하거나(8.1%·10개·복수응답), 외교부가 확보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6.5%·8개)는 점에서 외교부를 선호했다. 외교부가 통상 기능을 수행할 경우 원활한 대화 가능하다(3.2%·4개)거나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외교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3.2%·4개)‘는 의견은 산업부보다 적었다.

수출 기업들은 통상 기능을 외교부에 이전하는 것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존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외교부 청사 전경. [연합뉴스]

수출 기업들은 통상 기능을 외교부에 이전하는 것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존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외교부 청사 전경. [연합뉴스]

KIAF, 통상기능 담당 부처 설문조사

16개 업종별 협회도 이날 회원사 의견을 수렴해 “통상기능의 산업부 존치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KIAF에 제출했다. 이들은 “산업계와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업종별 이해도와 산업 전문성이 높아야 통상 협상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며 통상기능을 산업부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통상기능의 소관 부처 결정은 부처 간 힘겨루기가 아니라 통상의 이해관계자인 기업의 의견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인수위와 산업부 등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대선 기간 산업부의 통상 정책을 외교부로 넘기고, 산업부는 산업·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자원부로 개편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지난 15일 “외교부와 산업부 양측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고, 국익의 관점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당선인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오는 24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산업·원전 정책과 더불어 통상 기능 문제를 보고할 전망이다.

▶KIAF 설문조사 어떻게 실시했나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지난 16~22일 124개 수출 제조업체와 16개 업종별 단체를 대상으로 통상기능 담당 부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기간 16개 산업별 협회가 각자 회원사 의견을 조사해 협회별 의견을 KIAF에 제출했다. 16개 협회는 기계,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백화점, 석유화학, 섬유, 엔지니어링, 자동차, 전자정보통신, 전지, 조선해양플랜트, 중견기업, 철강, 체인스토어, 대한석유협회 등이다. 이어 21~22일에는 협회별 회원사 중 수출기업 대상으로 온라인 무작위 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124개 업체가 설문에 응답했다. KIAF는 협회별 의견과 설문조사를 취합해 23일 긴급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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