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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 40억 이상 걷힌 우크라 모금, 국내 이슈에 묻혀 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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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기부 행렬이 시들해지고 있다. 대통령선거 등 굵직한 국내 이슈가 부각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든 영향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이후 국내에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자 하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져 왔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후원 계좌를 안내하거나 기부를 인증하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현지 숙소를 예약한 뒤 숙박비만 내고 이용하지 않는 이른바 ‘착한 노쇼(No Show)’ 운동이 등장하기도 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직접 개설한 후원 계좌에는 지난주까지 300만 달러(약 36억원) 이상의 후원금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지난 9일 치러진 대선과 강원·경북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 등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다소 주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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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4억원 이상의 성금이 모였지만, 국내 이슈 등으로 관심이 분산되면서 기부금이 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모금을 시작한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관계자도 “지난 6~7일을 전후로 관련 언론 보도나 소셜미디어 언급량이 줄면서 모금액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구호활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민간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돕는 구호단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캠페인을 시작한 밀알복지재단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과 모금을 독려하기 위해 오는 6월 콘서트를 개최해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희망브리지 측도 23일 약사와 한의사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을 폴란드로 파견해 일주일간 현지 구호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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