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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5조 기업 일군 26세 창업자, 쿠팡 이사회 멤버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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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브렉스 창업자인 페드로 프란체스키(오른쪽)와 엔히크 두부그라스. [사진 브렉스 인스타그램]

브렉스 창업자인 페드로 프란체스키(오른쪽)와 엔히크 두부그라스. [사진 브렉스 인스타그램]

미국에서 기업가치 123억 달러(약 15조원)로 평가받는 핀테크 기업을 세운 20대 창업자가 쿠팡의 이사회 회원이 됐다. 소비자 결제와 중소기업 납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쿠팡의 금융 서비스가 강화될 전망이다.

쿠팡은 ‘브렉스’의 창업자인 페드로 프란체스키를 이사회 멤버로 선임한다고 지난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브렉스는 최근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핀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다. 신생 기업이 사업 초기에 은행에서 법인 카드를 발급받는 시간을 줄여 주고, 신용 등급 평가와 같은 재무 관리를 대신 해주는 스타트업이다. 미국 현지 전문지인 테크크런치는 지난해 10월 익명의 투자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2017년 설립된 브렉스의 가치가 123억 달러(약 15조원)라고 보도했다.

프란체스키는 1996년 브라질에서 태어났다. 그는 2019년 미국 매체 엔터프리너와 인터뷰에서 “아홉 살 때 브라질에서 아이폰을 처음 탈옥시켰다”고 말했다. 애플이 자사 운영체계로 제한한 기능을 해킹으로 푸는 과정을 업계에서는 ‘탈옥’이라 부른다.

프란체스키와 함께 브렉스를 창업한 엔히크 두부그라스는 “열두 살 때 한국의 게임 해킹으로 코딩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프란체스키보다 한 살 많다. 두부그라스가 밝힌 한국 게임은 ‘라그나로크 온라인’으로 2002년 제작됐다. 개발과 유통을 맡은 회사는 2005년 일본 기업에 지분을 넘겼다.

두부그라스는 2018년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라그나로크 유료 서비스 이용을 집안에서 반대했다”며 “해킹으로 게임 기능을 뚫었는데 나중에 엄마가 이를 알고 불같이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이 게임 덕분에 코딩을 알게 됐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부그라스는 개인 서버를 이용해 라그나로크를 즐기면서 전 세계 이용자 수천명으로부터 돈을 받았다. 두 창업자는 이후 트위터로 만나 코딩 주제에 관해 토론을 벌인 뒤 친해졌고, 10대 때인 2013년 ‘파가미’라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 기업을 만들었다. 파가미는 2016년 브라질의 다른 핀테크 기업인 ‘스톤’에 인수됐다.

이들은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 함께 진학했고, 중간에 브라질과 미국 사이 유학 시스템과 관련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가 다시 결제 시스템으로 사업 방향을 돌렸다.

프란치스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은 결제와 주문, 스트리밍 콘텐트를 통해 소비자 경험을 바꾸려 한다”며 “수십만개 중소기업이 e커머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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