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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전선' 러 장성 사망…"우크라 반격에 전세 바뀌고 있다"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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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우크라이나군이 16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와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 등에서 러시아군 진지에 반격을 시작해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 보즈네센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 민병대가 러시아 전술부대를 격전 끝에 물리쳤다.

플래닛랩스PBC가 제공한 위성사진. 우크라이나 헤르손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인해 러시아군의 전투 헬리콥터가 화염에 휩싸였다. [AP=연합뉴스]

플래닛랩스PBC가 제공한 위성사진. 우크라이나 헤르손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인해 러시아군의 전투 헬리콥터가 화염에 휩싸였다. [AP=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미콜라이우 항구의 남쪽과 동쪽에서 헤르손을 향해 공습을 실시했다. 헤르손은 지난달 24일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최초의 주요 도시다. 러시아군이 주변 도시와 마을을 공격하는 전진 군사기지로 사용 중이다.

미국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랩스 PBC가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헤르손 공항 활주로에 늘어선 러시아 공군의 전투 헬기들이 화염에 휩싸여 짙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헬기 7대가 파괴되거나 손상된 것도 확인된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으로 헤르손 비행장에서 불타고 있는 러시아 군용 트럭과 바닥에 흩어진 파편들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수세에 몰렸던 남부의 다른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전세가 바뀌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전했다. 남부 항구도시 보즈네센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 민병대가 이틀 간의 격렬한 전투 끝에 러시아군을 패퇴시켰다. 보즈네센스크는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의 관문이자 오데사를 후방에서 공격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고전 끝에 탱크·장갑차·트럭·다연장 로켓 발사대 등 군용 차량 43대 중 30대와, 격추된 Mi-24 전투 헬기를 두고 달아났고, 10여 명은 생포됐다. WSJ는 “푸틴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의 가장 포괄적인 패전(comprehensive routs)”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오데사 앞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의 Su-30SM 전투기 2대를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미콜라이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냈다”면서 “(전쟁의) 후방을 맡겠다”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전했다.

‘최악의 전선’으로 꼽히는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장성을 사살했다. AP통신은 16일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보좌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인용해 제150 자동소총사단을 지휘하던 올레그 미티아예프 러시아 중장이 전날 마리우폴 전투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장성 사망은 전쟁 발발 이후 이번이 네번째다.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마리우폴에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도시 마리우폴에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연합뉴스

일진일퇴의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인 수도 키이우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시작했다. WSJ에 따르면, 시가전과 포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르핀과 부차, 호스토멜 등 키이우 외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시작됐다. 해당 도시와 주변 지역은 통행금지가 내려진 상태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반격의 목적은 영토 수복이라기보다, 러시아군의 탱크·전투기·야포 등 장비를 공격해 최대한 많은 피해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현재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군대가 여러 방향에서 적극적인 반격을 시작했다”면서 “러시아군이 (군의) 배치를 급격하게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전쟁에서 자국의 전력 손실에 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의 적극적인 반격으로 인해 러시아 전역에서 증원 병력을 소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방부의 정보기관은 “러시아는 현재 동부 군사지구, 태평양 함대, 아르메니아 등 먼 곳에서 군대를 재배치하고, 민간 군사 회사나 시리아인 등 여러 국가의 용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투인력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돌랴크 보좌관 역시 “러시아 행정부는 전장에서 죽을 준비가 돼 있는 군인을 보내줄 동맹국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고 말했다.

미국이 상업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의 촬영 사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 폭격으로 손상된 민간인 병원과 아파트 건물들. [AFP=연합뉴스]

미국이 상업위성업체 막사테크놀로지의 촬영 사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 폭격으로 손상된 민간인 병원과 아파트 건물들. [AFP=연합뉴스]

한편,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군사적 이득이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테러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중포, 순항 미사일 및 전투기를 사용해 우크라이나 북부, 동부 및 남부 등 전역에 걸쳐 민간인이 거주하는 도시와 마을의 아파트·학교·병원 등을 공격하고 있다. 유엔은 전쟁 발발 이후 어린이 64명을 포함해 최소 726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지만, 이 수치에는 마리우폴과 하르키우 등 격전지 상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제사법재판소는 러시아의 무력 사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며 러시아에 즉시 군사 작전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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