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오스트리아·스웨덴 같은 중립화"에 우크라 "수용 못해"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에서 오스트리아·스웨덴과 같은 중립 국가가 되는 것을 논의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절했다고 AFP 통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중립국 모델을 어느 쪽이 먼저 제안했느냐에 대해선 양측 발언이 엇갈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4일(현지시간) 오후 전쟁을 끝내기 위한 4차 협상에 들어갔다. 이 회담은 16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트위터 캡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4일(현지시간) 오후 전쟁을 끝내기 위한 4차 협상에 들어갔다. 이 회담은 16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트위터 캡처.

4차 협상 사흘째인 이날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오스트리아·스웨덴과 같은, 자체 군대를 갖춘 비무장화 국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 "오스트리아와 스웨덴 모델은 우크라이나가 군대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외국 기지나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진정한 타협으로 간주할 수 있는 제안"이라며 평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 매체 RBC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화는 러시아의 안보 보장과 함께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합의에 가까운 구체적인 표현이 있다"며 "협상이 쉽지 않지만 타협에 이를 희망이 일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대표단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즉각 "러시아가 협상 과정을 주도하려고 스웨덴·오스트리아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와 전쟁 상태다. 따라서 법적으로 확립된 절대적인 안전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받아쳤다.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우다는 "우크라이나는 법적으로 검증되고 보안이 보장되는 특별한 중립성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침공 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와 중립화를 요구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도 이에 대해 협의할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걸 인정한다”면서 서방과 새로운 형태의 안전보장 체제 구축 필요성을 언급해 협상의 돌파구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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