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리셋 코리아

“대학,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기업가형으로 가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최준호 기자 중앙일보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당선인 4대 과제 ③ 혁신창업 

 윤석열 캠프 과기부문 김창경 교수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윤석열 캠프 과기부문 김창경 교수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4차 산업혁명 선도본부장을 담당했다. 본부 아래 과학과 교육·문화예술체육·미디어언론·디지털플랫폼 등 5개 위원회가 가동됐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과학기술비서관과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을 지낸 과기정책 전문가다. 지난 11일 김 교수에게 혁신기술 기반 창업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관련 공약에 대해 물었다.

당선인과 경쟁했던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가 인수위원장이 됐다. 두 분의 과학기술 공약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당선자의 생각이 더 많이 반영돼야 하겠지만, 두 분의 과기 공약 내용에 상치되는 것도 없고, 크게 다를 것도 없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전략에 대한 문제의식은 일치한다. 두 분의 공약을 잘 합치면 큰 그림이 나올 것으로 판단한다.”
당선인은 공약으로 ‘대학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열풍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여태까지 대학의 역할은 교육과 연구 중심이었다. 연구는 논문 쓰는 데 그쳤고, 기술 이전이나 창업에는 큰 가치를 두지 않았다. 교육부의 대학평가 기준이 논문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대학은 교육과 연구뿐 아니라 혁신과 가치 창출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는 기술이전 창업을 통해 수익 창출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기업가형 대학이 많다. 우리도 그렇게 가야 한다.”

관련기사

‘코리아 R&D 패러독스’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데.
“R&D 성공률 98%라는 게 말이 되나. 과기계에서도 스스로 심각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있다. 구조적 문제 때문에 성공할 만한 쉬운 연구만 하다 보니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생기는 거다.”
지금도 서울대·KAIST 등에 창업기업이 적지 않은데,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국가 R&D가 효율화되기 위해서라도 대학과 출연연의 기술사업화 조직의 활성화, 고도화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순환보직과 비전문성으로는 안 된다. 세계 5대 기초과학연구소 중 한 곳인 이스라엘의 와이즈만연구소는 기술이전 로열티 수입만 연간 1000억원이 넘는다. 거기엔 예다라는 독립된 기술사업화 회사가 그 역할을 한다.”
국내에 창업과 관련한 정부·기관의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비판도 있다.
“사실이다. 사업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지원하는 쪽도, 받는 쪽도 혼란스럽고 효율도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지원은 넘쳐나는데 국내 스타트업 중 대박을 칠 수 있는 혁신기술 창업이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