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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크닉] 쇼핑보다 소셜...당근마켓이 동네생활 미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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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주 당근마켓 동네생활 팀장 인터뷰

당근마켓 김문주 동네생활 팀장

당근마켓 김문주 동네생활 팀장

당근마켓이 최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등 양대 앱 마켓 소셜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톡(3위), 페이스북(4위)보다 높은 순위다. ‘요즘 잘 나가네’라고 넘기기엔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당근마켓이 쇼핑 카테고리가 아니라 ‘소셜’ 앱으로 등록돼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번개장터나 중고나라는 쇼핑 카테고리에 있다.

시장 추정치 몸값 3조원에 달하는 당근마켓이 소셜에 집중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당근마켓 본사에서 당근마켓 지역 커뮤니티의 핵심인 ‘동네생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김문주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당근마켓을 여전히 중고거래 앱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당근마켓이 원래 꿈꾸던 게 지역 기반 커뮤니티였다. 그래서 2020년 쇼핑 카테고리에서 소셜 카테고리로 바꾸었다. 중고거래는 핵심 서비스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그동안 진짜 이웃끼리 믿고 거래하는 서비스로 입지를 다졌다면, 이제는 소통의 장이자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당근마켓 동네생활 홍보 문구.

당근마켓 동네생활 홍보 문구.

동네생활 서비스 소개를 해달라  
2020년 9월 오픈한 동네생활은 이웃끼리 유용한 동네 정보나 소식을 나누고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 자유롭게 소통하는 21세기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다. 동네 사건·사고,  우리동네질문이 기본 주제로 열려 있고 세부 관심 주제로 동네소식, 동네맛집, 분실·실종센터, 반려동물, 취미, 교육·학원, 출산·육아 등 다양한 게시판이 운영된다.
어떤 글들이 가장 많이 올라오나? 
지난 한 해 동안 약 3000만 건의 이웃 간 소통이 이뤄졌다. 그중 공감과 댓글 수, 조회 수 등 가장 많은 반응을 보인 주제는 귀여운 강아지, 고양이 이야기였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순히 고양이가 귀여워서만은 아닐 것이다. 동네 사람들만 아는 장소에 있어서, 그 특유의 감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어서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사실 지나다가 찍은 동네 고양이 사진은 인스타에 잘 올리지 않을 것이다. 동네 고양이 사진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소통할 사람들은 그 고양이를 매일 마주치는 동네 사람들이니까.
당근마켓의 경쟁사는?
당근마켓의 핵심 서비스를 중고거래로 보는 이들은 중고나라나 번개장터로 묶으려고 하는 시각도 있고, 지역 커뮤니티 앱으로 보는 사람들은 네이버 카페 등과 비교한다. 하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커뮤니티가 나왔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동네생활의 경쟁력은?
동네 사람들이라서 주고받을 수 있는 얘기들이 많다. 늦은 시간 수선해주는 세탁소, 특정한 전구 파는 곳 등 이런 내용은 사실 검색해도 잘 안 나온다. 이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에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성심성의껏 해주는 문화가 있다. 무엇보다 동네 자체가 편하다. 관심사별로 운영되는 커뮤니티는 많지만 사실 이런 모임은 각 잡고 시내에 나가야 한다. (웃음) 하지만 동네에서는 ‘강아지 산책하실 분’하고 부담 없이 모였다가 헤어질 수 있다. 
당근마켓 캡처

당근마켓 캡처

당근마켓 캡처

당근마켓 캡처

기억에 남는 글이 있나?
당근을 들여다보면 세상엔 우리가 놀랄 만큼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 어느 수험생이 ‘수능 망쳐서 우울해요. 노래 추천해주세요’라고 올렸는데 댓글이 순식간에 수십 개가 달렸다. 노래 제목만 봐도 어떤 세대인지 알 수 있는데 남녀노소 나서서 위로해줬다.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글이 올라오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위로의 한마디를 던지고,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비슷한 걸 무료 나눔 하겠다는 사람까지 있다. 
익명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에서 어떻게 가능한가?
이용자들이 생각보다 서로 ‘이웃이잖아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사는 삶의 터전인 동네에 대한 애착을 가진 것 같다. 매일 오고 가는 동네에 대한 애틋함, 정겨움 말이다. 동네 사람에 대한 동질감도 크다. 이웃이기 때문에 행한 선한 행동들은 선순환이 잘 이뤄지는 것 같다. 
악플이나 업자의 글이 올라오면 어떻게 하나? 운영상 고민은 없나.  
일단 당근마켓 사용자들은 동네 분위기를 흐리는 글이 올라오면 자율적으로 신고를 해주는 편이다. 게시글을 모니터링하는 운영팀도 꾸리고 있다. 팀의 정확한 숫자를 밝힐 순 없지만 다른 소셜 앱보다 인원수도 많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편이다. 당근마켓은 로컬(지역)을 지향하기 때문에 지역의 한 축인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다른 한 축인 중소상공인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업자 분들을 커뮤니티에서 퇴출해야 할 존재로 보지 않고, 이 분들에게 최적화된 새로운 연결 고리를 만들어주려고 했다. 비즈프로필이라는 별도의 채널을 만들어 보다 자유롭고 편하게 가게를 알리고, 지역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게끔 했다. 

비크닉 연재기사

유튜브 조회수 494만회를 기록한 너덜트의 ‘당근이세요’ 등 관련 콘텐트가 많다. 마케팅의 일환인가?
PPL(간접광고) 아니었고 저희도 재밌게 봤다. 자발적으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당근 미담 스토리’를 연재하는 분도 있다.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서도 동네생활이 나왔는데 저희가 요청한 한 게 아니었다. 인위적으로 알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관련 콘텐트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당근마켓이 일종의 문화가 돼 잘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커뮤니티 수익화 전략은? 
사실 수익이 발생하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원하는 지역에 광고를 게시하는 ‘지역 광고’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당장의 수익을 생각하기보다 연결을 통한 가치 실현, 이용자 경험 등에 집중하려고 한다. 이용자들에게 유익한 서비스 경험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따라올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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