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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크닉] 생리대 광고의 피는 왜 파랄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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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떠들어봐야 소용없다.

누군가의 의견, 목소리를 평가절하하는 말이죠. 그러나 때로는 떠들면 소용이 있습니다. 목소리 높일 만한 가치 있는 일에는 힘 있게 떠들고, 의미 있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노력한다면 세상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최근 여러 브랜드는 이윤 추구에서 나아가 사회 변화의 구심점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꾸준하고 묵묵하게 목소리를 내 세상을 보다 이롭게 바꾸는 데 기여하는 브랜드를 깊게 들여다보려 합니다. 그 첫 번째 목소리를 들어 볼게요.

#첫번째 목소리 #월경빈곤해소 #EndPeriodPoverty 

5년 전 '깔창 생리대' 사건이 전국을 뒤흔들었습니다. 어느 여학생이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문지나 신발 깔창 등으로 버텨왔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이에 정부는 2018년부터 만 11~18세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게 월 1만1500원어치 생리대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여러 브랜드도 꾸준히 '생리빈곤종결(#EndPeriodPoverty)'을 외치고 있는데요.

유한킴벌리의 생리용품 브랜드 '좋은 느낌'의 '힘내라 딸들아' 캠페인이 대표적입니다. 2016년부터 해마다 생리대 100만장 이상을 여성 청소년들에게 기부하고 있어요.

유한킴벌리 '힘내라 딸들아' 캠페인. 사진제공=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 '힘내라 딸들아' 캠페인. 사진제공=유한킴벌리

#발달 장애, 지적장애 아동의 월경을 도와라

지난 2019년 겨울, 유한킴벌리 앞으로 특수교사가 보낸 e-메일이 한 통 날아왔습니다. 대형마트에서 판촉용으로 쓰는 샘플 생리대를 받을 수 있냐는 요청이었습니다. 유한킴벌리 담당자는 메일을 보낸 교사에게 전화했고, 비로소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발달·지적장애 아동에게는 생리대를 교체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에요. 실제 제품을 활용해 반복적으로 교육한다면 그래도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유한킴벌리는 이 목소리를 흘려 듣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샘플 제품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어요. 곧장 보건교사협의회와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1년여 시행착오 끝에 '처음생리팬티'가 2020년 8월 세상에 나왔습니다. 제품 탄생의 목표는 하나,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게!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나 쉽게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생리 팬티를 개발했는데요.

방수 처리를 한 생리용 위생 팬티 안쪽에 생리대 패드와 날개를 부착하는 위치를 알려 주는 디자인을 넣어 장애아동은 물론 초경을 경험하는 누구든 쉽고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유니버셜(보편적) 디자인 원칙'을 바탕으로 제작된 셈이죠. 처음생리팬티는 전 세계 140여개 국에서 특허출원 중이랍니다.

유한킴벌리 처음생리팬티. 사진제공=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 처음생리팬티. 사진제공=유한킴벌리

#브랜드 액티비즘, 생리 존엄성을 외치다

'생리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보다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우먼 웰니스 브랜드 라엘(Rael)은 여성을 위한 '생리 존엄성(Menstrual Dignity)', '월경권'을 외치고 있는데요. 라엘은 생리 자체를 금기시하고 말을 꺼내기 힘겨운 환경 때문에 '깔창 생리대' 같은 안타까운 현실이 오랫동안 감춰져 있었다고 보는 거죠. 여성이 생리하는 것은 부끄럽고 숨길 일이 아니라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누구든 쉽게 말할 수 있는 삶의 과정이자 권리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겁니다.

여성을 위한 '생리 존엄성(Menstrual Dignity)'을 외치고 있는 기업 라엘. 사진제공=라엘 홈페이지 캡처

여성을 위한 '생리 존엄성(Menstrual Dignity)'을 외치고 있는 기업 라엘. 사진제공=라엘 홈페이지 캡처

#생리대 광고의 피는 왜 파랄까

스웨덴 위생 보건 용품 회사 에시티(Essity)의 브랜드 바디폼(BODYFORM)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갑니다. 바디폼(BODYFORM)은 'Blood Normal' 캠페인으로 2018년 칸 광고제에서 수상했습니다. 기존 생리대 광고가 생리혈을 파란색 액체로 표현한 걸 붉은색 있는 그대로 드러내 주목받았습니다. TV 광고에서 금기를 깨고 붉은 혈을 사실 그대로 보여준 최초의 광고라 할 수 있죠.

Bodyform 'blood normal' 캠페인 영상 캡처

Bodyform 'blood normal' 캠페인 영상 캡처

2021 칸 라이언즈 광고제에서도 'Womb Stories(자궁 이야기)' 영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인공수정으로 임신하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 자궁내막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 갱년기를 겪고 있는 여성, 초경을 경험한 여성 등 다양한 '자궁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생리와 임신, 인공수정, 질병, 갱년기 등 자궁과 관련된 이야기와 고민을 가족에게까지 숨겨야 하는 사회적 관습이 깨져야 여성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왜 이런 목소리를 내는지 바디폼은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12살께 생리를 시작하죠. 고통을 느껴요. 아이도 출산하고요. 또 생리를 이어가죠. 50대쯤에 폐경을 겪죠. 근데 그거 아세요? 그게 말처럼 이렇게 간단한 게 아니에요. 보이지 않는, 말 못 할, 알려지지 않은 얘기들이 더 많아요. 그 복잡하고 심오한 얘기들을 하나, 둘 꺼내 보려 합니다."

#다음 목소리 미리 듣기

비크닉 Voice Matters 코너의 두 번째 목소리는 homeless(홈리스), 마땅한 거처 없이 거리를 떠도는 노숙인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하기 위해 꾸준히 애쓰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비크닉이 다뤄주면 좋을 브랜드의 목소리, 제보도 환영합니다. Yes, Voice M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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