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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회장 선임 파란불 켜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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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지난 11일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지난 11일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내정된 함영주(66) 하나금융 부회장이 채용 비리와 관련한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함 부회장과 하나금융그룹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사법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게 돼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는 지난 11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함 부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지인의 아들 채용과 관련된 지시를 인사부서에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밖에 2015·16년 공채를 앞두고 인사부에 남녀 성별 비율을 4대 1로 해 남자를 많이 뽑도록 지시한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도 받았다.

재판부는 채용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따로 합격권에 들지 못한 이들이 합격할 수 있게 어떤 표현을 했다거나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일부 지원자에 대한 추천 의사를 인사부에 전달은 했지만, 합격권이 아니었던 지원자가 합격할 수 있도록 한 건 아니라는 이유다.

함 부회장은 재판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로 많은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현명하게 잘 판단해주신 부분에 대해서 재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더 공정하게 경영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무죄 판결로 하나금융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사법리스크를 덜게 됐다. 하나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달 8일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선출했다. 채용 비리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유사 판결 등을 고려할 때 사법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데다 주주총회 일정을 고려하면 차기 회장 선출을 미룰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남은 사법리스크는 오는 14일 선고를 앞둔 파생결합펀드(DLF) 제재 취소 행정소송이다. 금융감독원은 내부통제 미비 등을 이유로 함 부회장에게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다. 문책경고를 받을 경우 금융사 취업이 3년간 제한된다. 다만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같은 내용의 소송에서 지난해 8월 승소한 만큼, 함 부회장의 승소 가능성도 높다는 게 금융권과 법조계의 시각이다.

하나금융도 주주총회소집 공시를 통해 “유사 사안으로 재판 진행 중이었던 타 금융그룹 회장의 경우에도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회장직을 연임했고, 이후 2심 또는 행정소송에서 무죄 판결 또는 징계처분 취소 결정이 이뤄진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통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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