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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더 났으면" 설화 탓? 화마 덮친 그곳, 화끈하게 尹 밀었다[관심지역 표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치러진 20대 대선의 강원 지역 투표율은 76.2%로 집계됐다. 사전투표율(전국 평균 36.93%)은 38.42%로 17개 시도 중 여섯 번째로 높았지만, 최종 투표율은 전국 평균(77.1%)보다 낮아, 뒤에서 여섯 번째를 기록했다. 2년 전인 21대 총선의 경우 강원 지역 최종투표율은 전국 평균(66.2%)과 비슷한 수준인 66.0%였다.

강원 곳곳에서 닷새째 산불이 이어지는 8일 강원 동해시 일원의 산림 곳곳이 검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강원 곳곳에서 닷새째 산불이 이어지는 8일 강원 동해시 일원의 산림 곳곳이 검게 그을려 있다. 연합뉴스

尹, 강원 18개 지역서 모두 과반 득표

앞서 지난 4~5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원과 경북 지역에 “산불이 더 났으면 좋겠다”는 글들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어서 화재가 계속되면 투표율이 낮아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겠냐는 취지였다. 강원 지역에서 산불이 난 곳은 강릉ㆍ동해ㆍ삼척ㆍ영월 등 4개 시군이다.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동해(74.6%)를 제외하곤 강릉(76.4%), 삼척(77.6%), 영월(78.6%) 3곳의 투표율은 오히려 강원 지역 평균(76.2%)보다 높았다. 산불 피해 수습으로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모습이다.

산불 피해가 난 4곳을 포함해 강원도 내 18개 시군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모두 과반을 득표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전국 평균보다 낮은 투표율이 강원 지역의 전반적인 표심을 바꾸지는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강원 지역에서 평균 54.18%의 득표율을 기록해 41.72%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 후보를 약 13%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화마가 선거에 끼친 영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화마가 선거에 끼친 영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0대 대선과 달리 19대 대선에서 강원 평균 득표율은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34.16%)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9.97%)보다 높았다. 다만 강릉ㆍ동해ㆍ삼척ㆍ영월 등 4개 시군에선 홍 후보가 더 많은 표를 받았다. 춘천이나 원주 같은강원도 내 도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층이 많은 지역으로 분류되는 영향이다.

강원·경북 산불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를 방문,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강원·경북 산불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를 방문,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울진도 尹에 경북 평균보다 높은 지지율 

경북 울진도 산불 피해를 본 곳이다. 울진은 이번 대선에서 경북 지역 평균(78.1%)보다 높은 79.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윤 후보에게 역시 경북 지역 평균 득표율(72.76%)보다 높은 76.24%의 지지를 보냈다. 이 후보는 경북 평균(23.80%)보다 낮은 20.7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19대 대선 때도 울진에선 당시 홍준표 후보가 경북 지역 평균(48.62%)보다 높은 52.1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문재인 후보는 경북 지역 평균(21.73%)보다 다소 낮은 21.55%의 득표율을 보였다.

산불 피해가 난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대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 6일 가장 최근 시점에 방문한 지역이다. 문 대통령은 당일 삼척시와 울진군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데 이어 이틀 뒤인 8일 강릉시와 동해시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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