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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선수와 껴안은 우크라 선수 "무서워 일주일째 주차장 신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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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에어리얼의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34)가 은메달을 획득해 국기를 펼쳐 들고 기뻐할 때 동메달을 딴 러시아 일리야 부로프(31)가 뒤로 다가가 포옹한 지난달 16일의 장면은 2022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적 장면 중 하나였다. 개전 직전 양국의 긴장감이 고조된 순간이었지만 두 사람은 스포츠를 통해 연대와 우애를 과시했다.

올림픽 때 러시아 선수와 함께 기뻐하는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왼쪽 사진의 오른쪽). AP=연합뉴스 가족과 주차장에 머물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 인터넷 캡처

올림픽 때 러시아 선수와 함께 기뻐하는 올렉산드르 아브라멘코.(왼쪽 사진의 오른쪽). AP=연합뉴스 가족과 주차장에 머물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 인터넷 캡처

뉴욕타임스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돌아간 아브라멘코의 근황을 소개했다. 아브라멘코는 이날 저녁 부인 알렉산드라와 그의 두살 된 아들 드미트리와 아파트의 주차장에 머물고 있었다. 아브라멘코가 공개한 가족사진을 보면 주차장에 매트리스를 놓고 있고, 그 뒤로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족은 모두 추위를 막기 위해 털모자를 쓰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베이징 올림픽 영웅 아브라멘코가 공개한 사진. 그의 아들은 장갑까지 끼고 있다. 인터넷 캡처

우크라이나의 베이징 올림픽 영웅 아브라멘코가 공개한 사진. 그의 아들은 장갑까지 끼고 있다. 인터넷 캡처

그의 아파트는 공항 인근에 있다. 주차장이 있는 아파트의 20층에 거주하는 아브라멘코는“수시로 사이렌이 울린다. 주차장의 차에서 밤을 보낸지 일주일째”라며 “커다란 폭발음도 들리고, 미사일에 방공망이 뚫리는 걸 볼 수도 있다. 아파트에서 밤을 보내는 게 무섭다”고 했다.

아브라멘코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메달리스트였다.  2018 평창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땄다. 그는 “주말에 코치가 있는 국경 쪽으로 빠져나갈 것이다. 차로 약 10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 음식과 메달을 가져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얼마 후 아브라멘코와 연락은 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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