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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악재에 장중 7만원선 내준 삼성전자…지정학적 리스크와 내부 악재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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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스1]

삼성전자 주가가 7일 장중 한때 7만원 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 ‘7만 전자’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다만 오후장에 회복세를 보이며 7만 원 선에 턱걸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약세

7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96%(1400원) 하락한 7만10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 이후로 따지면 삼성전자 주가는 9% 넘게 하락했다. 연초만 해도 반도체 D램 사이클의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황은 견조하지만, 지정학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라며 “한국 증시가 수출 등 대외 변수에 좌우되는 시장이고, 대표 주식이 삼성전자이다 보니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해 달라는 압력도 받고 있다. 미하일로 페드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각)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보낸 서한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하며 “삼성이 세계 평화를 걱정하며 권위주의적 침략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삼성의 대러 제품‧서비스 공급 중단을 요청했다. 삼성은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를 위해 성금 및 물품 600만 달러(약 73억원) 지원을 밝힌 상태다.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보낸 서한을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페도로프 트위터 캡처]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보낸 서한을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페도로프 트위터 캡처]

갤럭시S22 성능 저하 논란도 겹쳐 

내부 악재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에 따른 갤럭시S22 성능 저하 논란에 휩싸였다. GOS는 고사양·고화질 게임을 할 때 성능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발열을 막아주는 앱이다. 갤S22 구매자 사이에선 GOS가 강제로 실행되면서 속도와 화질이 최대 50% 낮아진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사용자들이 GOS 기능을 선택할 수 있게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겠다고 공지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에 갤럭시S22 시리즈 홍보용 광고 배너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에 갤럭시S22 시리즈 홍보용 광고 배너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여기에 더해 글로벌 전자기기 성능 측정(벤치마크) 사이트인 긱벤치가 갤S22와 갤S21·S20·S10을 평가 목록에서 제외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성능 측정 시 GOS가 활성화하지 않도록 삼성전자가 설정한 것이 ‘조작’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퀄컴 3나노 AP 생산, 삼성 아닌 TSMC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이슈도 있다.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 퀄컴은 최근 3나노미터(㎚·1㎚=1억 분의 1m) 공정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전량을 삼성이 아닌 대만 TSMC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부진은 글로벌 매크로 이슈와 파운드리 수율 개선 지연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측은 “수주와 수율 관련 내용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16일 주총을 앞두고 불만을 표출하는 주주도 있다. 일부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은 6일부터 시작된 사전 전자투표를 통해 ‘주총 반대투표 인증샷’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인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노태문 MX부문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삼성전자 측은 “주요 사업 분야와 관련해 주총 당일 주주들의 질문에 충분히 답한다는 방침”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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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되면 반등 가능성"

대외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제한하지만, 메모리 업황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업황을 우려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D램 가격이 상승 전환하고 스마트폰 신모델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센터장도 “펀더멘털 이슈는 아니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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