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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 상징' 함운경, 尹 지지하자…"장사 망하게 할것" 악플폭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함운경 '네모선장' 대표가 지난해 9월 8일 전북 군산의 수산물 판매장 겸 횟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장세정 기자

함운경 '네모선장' 대표가 지난해 9월 8일 전북 군산의 수산물 판매장 겸 횟집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장세정 기자

운동권 출신 함운경씨 SNS 글 논란  

"장사 망하게 하겠다고 하신 분들은 약간 걱정이 됐습니다."

운동권 출신으로 전북 군산에서 횟집 '네모선장'을 운영하는 함운경(58)씨가 6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함씨는 "며칠 전 윤석열 찍는다고 했더니 190개의 댓글이 달리고 욕하는 사람, 페친(페이스북 친구) 끊는다고 하는 분들 많았다. 이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신고를 할까 하다가 제가 피곤할 것 같아 안 했지만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군산제일고를 졸업한 함씨는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 중이던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해 586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불려왔다. 그동안 군산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2016년부터 횟집과 함께 수산물 통신판매를 하는 자영업자가 됐다.

운동권 출신으로 군산에서 횟집 '네모선장'을 운영하는 함운경(58)씨가 6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 사진 함운경씨 페이스북 캡처

운동권 출신으로 군산에서 횟집 '네모선장'을 운영하는 함운경(58)씨가 6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 사진 함운경씨 페이스북 캡처

586 상징적 인물, 文정부 '소주성' 비판

그는 지난해 9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강하게 비판하며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규칙만 잘 만들고 어기면 벌을 주면 된다"며 "정부가 사사건건 개입하고 플레이어로 나서면 오히려 자생적 사업 생태계가 교란되고 망가진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해 12월 22일 군산을 찾아 함씨를 만나기도 했다.

앞서 함씨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나는 윤석열이 잘 되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그는 "내가 볼 때 괜찮은 사람"이라며 "넉넉하고 쫓기지 않고 배짱도 있고 '대구 가서 호남이 잘 돼야 영남이 잘 된다'고 할 줄 알고 시비 거는 나에게 설명하려고 애쓰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선한 사람"이라고 했다. 다만 "혼자서는 못할 것이다. 분명 한계도 있고"라고 썼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나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접었을 뿐만 아니라 이재명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우리나라를 그리스로 끌고갈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가 집권하면 자유를 위해 투쟁의 깃발을 들 것이라고 마음속에 다짐하고 있었다"면서다.

1985년 5월 23일 서울 미국문화원을 점거한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 함운경(당시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이 창밖으로 반미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민조 사진 선집 '사진이 다 말해 주었다' 지면 촬영]

1985년 5월 23일 서울 미국문화원을 점거한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 함운경(당시 서울대 물리학과 재학)이 창밖으로 반미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민조 사진 선집 '사진이 다 말해 주었다' 지면 촬영]

"尹 잘되길"…'응원' vs '정신 썩어' 찬반 댓글  

함씨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던 사람에게 행운이 따르기를 기도하지만 역사적인 맥락에서는 586세대는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며칠이 지나면 나를 포함해서 운동했던 사람들은 같이 도매금으로 넘어가 싸잡아서 비난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뭐가 좋다고 그러겠나. 모두 우리의 무능 때문"이라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긴 안목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라보고 우리 후배들이 긍정의 역사관을 갖도록 하는 데 기여할 생각"이라고 했다.

함씨가 처음 올린 게시물에는 7일 오후 2시 현재 552명이 반응했고, 190여 개의 댓글과 대댓글이 달렸다. "'배신'과 '변절'이 자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곱게 늙어라", "썩은 생선만 팔더니 정신도 썩었구나", "생선장수만 열심히 하시길", "자기 세계에 갇힌 느낌", "석열이한테 이력서를 쓰셨네" 등 부정적인 내용이 상당수였다.

반면 "같은 마음이다", "동감하고 응원한다", "언젠간 진심이 전해질 날이 있으리라", "586의 철저한 자기 반성과 환골탈태가 있어야 할 것" 등 공감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22일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함운경씨를 찾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22일 전북 군산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함운경씨를 찾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함 "돌아보는 계기…관심 감사"

이에 대해 함씨는 사흘 만에 "저한테 욕하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욕한다고 차단하지 않는다"며 "제가 글 쓰는 것은 누구를 가르치기 위한 게 아니고 개인적인 만족과 정리를 위해 쓰는 것"이라며 반박성 글을 올렸다. 그는 "세상은 서로 상호 작용하는 거니 저도 다른 분들한테 배우고 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저를 돌이켜보고 단련하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관심 가져줘 감사하다"고 했다.

함씨의 추가 게시물에는 현재 558명이 '좋아요'와 '화나요' 등을 눌렀고, 그의 주장을 놓고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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