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 일냈다…한국차 최초 '유럽 올해의 차' 거머쥐었다

기아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한국 브랜드 중에서 '유럽 올해의 차' 수상은 처음이다. [사진 기아]

기아 EV6가 국산차 중 처음으로 ‘유럽 올해의 차’(COTY·the Car of the Year)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단 “스포티하고 고품질 마감 매력적” #넓은 실내공간, 18분 만에 80% 충전도 호평

기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2 유럽 올해의 차’ 온라인 시상식에서 EV6가 최고상인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

EV6가 총점 279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르노그룹의 메간 E-테크가 2위(265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3위(261점)에 올랐다. 이어 푸조 308, 스코다 엔야크 iV, 포드 머스탱 마하-E, 쿠프라 본 순이었다.

유럽 올해의 차는 유럽 23개국의 자동차 전문기자 6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엄격한 평가와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1964년 첫 시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의 ‘북미 올해의 차’(NACTOY)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2022 유럽 올해의 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동안 현대차·기아 등 한국 브랜드는 ‘북미 올해의 차’ 등에 선정된 적은 있지만, 유럽 올해의 차와는 한 번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기아 관계자는 “2008년 씨드, 2018년 스팅어, 2019년 씨드 등을 꾸준히 최종 후보에 올린 결과 이번에 EV6가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아이오닉5도 3위에 올라 현대차·기아는 올해 수상 결과에 한껏 고무돼 있다.

EV6와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개발됐지만 콘셉트는 차별화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1974년 출시한 ‘포니’의 디자인을 계승했다. 포니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시작을 알린 아이콘이었던 것처럼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EV6는 전용 전기차로서 스포티하고 즐거운 운전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럽 심사위원단은 EV6에 대해 “아이오닉5에 비해 조금 더 핸들링이 재밌고, 설정이 세련됐다. 전체적으로 스포티하고 고품질의 마감으로 디자인 면에서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넓은 실내공간과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도 호평을 받았다. EV6는 앞서 ‘2022 아일랜드 올해의 차’, ‘2022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등을 수상했다.

EV6는 지난해 10월 유럽 판매가 시작된 후 올해 1월까지 1만1302대가 판매됐다. 아이오닉5는 지난해 5월 판매가 시작된 후 올 1월까지 2만1650대가 팔렸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독일의 자동차 전문 잡지인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이 최근 진행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교평가에서 1, 2위를 차지했다고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27일 전했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 5. [연합뉴스]

이번 유럽 올해의 차에는 푸조 308을 제외하곤 모두 전기차가 선정됐다.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3사 브랜드가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유럽 올해의 차는 기술 혁신, 가치(가성비) 부문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독일 3사가 올해 프리미엄급 전기차를 후보로 내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가치·경제성 부문 점수가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원정 기아 유럽권역본부장은 “EV6는 인상적인 주행 거리, 초고속 충전, 넓은 실내 공간 등을 갖췄다”며 “기아가 EV6로 최고 권위의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