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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키맨 남욱 "한국 일찍 왔으면 與후보 바뀌었을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장동 사업 개발 특혜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제가 하는 말이나 (민간사업자 간 대화) 녹취록이 일찍 공개됐으면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라고 검찰에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욱 "미국서 일찍 귀국했으면 민주당 후보 바뀌었을 수도"

남욱 변호사가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찰에 체포됐다. 2021. 10. 18 [중앙포토]

남욱 변호사가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찰에 체포됐다. 2021. 10. 18 [중앙포토]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22일 검찰의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생각해보니 제가 한국에 일찍 들어왔으면 (여당)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이에 검사가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고, 남 변호사는 “제가 하는 말이나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일찍 공개되었으면, 후보가 바뀌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18일 귀국했는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은 그보다 8일 앞선 같은 달 10일 이재명 후보 확정으로 마무리됐다.

‘정영학 녹취록’은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개발에 관여한 인물들이 나눈 대화가 녹음된 것으로 검찰은 녹취록 내용을 바탕으로 개발 특혜 및 로비 정황 등 주요 의혹을 수사해 왔다.

"정진상은 '오른팔', 김용은 '측근'"

남 변호사가 조사를 받다가 이런 언급을 한 것은 검찰이 녹취록에 등장한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 김용 선대위 조직부본부장에 대해 묻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정 부실장을 ‘이 지사의 오른팔’, 김 부본부장은 ‘이 지사 측근’이라고 답했다. 또, 남 변호사는 “유동규는 이재명과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날 진술과 별개로,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21일 조사에서 “정민용이 공모지침서를 작성하고 (이재명) 시장실에 가서 직보했는데, (이재명 시장이) 공공 이익을 확정이익으로 확보하는 건 좋지만 이렇게 만들어 가지고 민간사업자가 (공모에) 들어올 수 있겠냐고 걱정하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정민용 변호사는 2015년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팀장으로 민간사업자에 개발 이익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설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민주당 "사실 아냐… 남욱 발언 걸러 들어야"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민용 팀장이 당시 시장이었던 이재명 후보에게 직보를 했다는 것과 민간사업자 이익을 걱정했다는 의혹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후보의 발언은 (지침서상) 성남시 공공이익을 최대치로 환수함으로써 민간사업자가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까 봐 걱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남욱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당직자를 맡은 경력이 있다. 걸러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피의자 진술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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