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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안 단일화 더 꼬이나…이준석·이태규 위험한 폭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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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후보 단일화를 두고 대립 중인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신경전이 23일 급기야 폭로전으로 번졌다. 폭로전의 시작은 이 대표의 ‘내부 배신자’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국민의당 관계자가 ‘안 후보가 (대선을) 접게 만들겠다’고 제안해 온 적 있다. 지금 매우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중 한 명인데 조용히 하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오후 2시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힐 것을 촉구한다. 침소봉대한 것이라면 얄팍한 이간계”라며 2월 초 이 대표와 비공개 회동 당시 대화를 폭로했다. 이 본부장은 “당시 이 대표가 ‘안 후보가 깔끔하게 사퇴하고 합당하면 향후 (지방선거) 공천심사위 등에 참여하도록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안 후보를 종로 보궐선거에 공천할 수 있고, 부산시장 선거도 나갈 수 있다는 제안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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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지난 11일 국민의힘 열정열차 도착 역인 여수역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함께 내리며 단일화 선언을 하는 이벤트 구상도 밝혔다”며 “또 ‘윤 후보는 인사 그립을 강하게 잡으려는 사람이고, 총리직을 노리는 중진이 많아서 공동정부는 쉽지 않을 것이다. 윤 후보 측근도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 대표의 제안을 보면 안 후보에게 도의에 어긋나는 비난을 할 이유가 없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제안을 묵살한 데 대한 감정적 반발인지, 윤 후보와 이 대표 간의 ‘굿캅 배드캅’(당근과 채찍 전략) 역할 분담인지 듣고 싶다”고 폭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이 대표 역시 오후 6시 맞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는 “안 후보 측 모 인사가 ‘안 후보가 사퇴 의사가 있다’고 알려와 이 본부장과 만났다”며 “이 본부장이 어떤 의도로 대화를 공개했는지 모르겠고, 공개할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부산시장 출마 등을 제안했다는 주장에는 “(합당 등) 제 권한이 있는 사안에 관해서만 이야기했다. 왜 그런 오해를 했는지 의문”이라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또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예의상 공개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당사자가) 이 본부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를 향해 공격적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론조사) 경쟁 방식의 단일화가 가당치 않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폭로전에 야권은 뒤숭숭했다. 야권 원로 인사는 “선거를 2주 앞두고 진실 게임을 벌이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안 후보에게 모멸감을 주는 공격을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오후에는 국민의힘 선대위 고위 인사가 안 후보 측에 전화해 “더는 확전하지 말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울산을 찾은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주말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런 계획 없다”고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당제를 통해 국민들의 선택이 가능한, 선의의 경쟁이 가능한 정치구조와 통합정부도 그분(안 후보)이 말한 것”이라며 다당제와 통합정부를 매개로 한 안 후보와의 정책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안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건 조건부로 할 게 아니다. 그게 왜 거래 대상인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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