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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보수 후보 첫 DJ 생가 찾아 “민주당보다 제가 DJ정신에 가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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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저나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DJ)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3일 DJ가 유년시절을 보낸 전남 목포를 찾아 목포역 앞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DJ의 이름을 15번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여러분께 엄숙히 약속드린다. 이 윤석열, 국민의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도 목포를 찾아 “국민 통합”을 강조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전남 목포시 목포역 광장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전남 목포시 목포역 광장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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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DJ에 얽힌 유년시절 일화를 소개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서 열린 DJ의 유세 현장을 찾아갔던 일을 회상한 윤 후보는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10년 세도 썩은 정치 못 참겠다, 갈아치우자’ 하면서 포효했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 충남 서산 유세에 이어 이날도 ‘김대중 정신’과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을 구분하며 “이게 김 전 대통령의 DNA가 담긴 민주당이 맞나”라고 했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수레의 양쪽 바퀴, 동전의 양면’이라고 하셨다”며 “그러나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경제·정치를 다 보셨지 않나. 민주당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바로 이재명의 민주당을 구성하고 있는 주역”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은 여권 내 비(非)이재명 세력의 이탈을 유도하는 한편, 당의 외연 확장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대장동 비리 의혹을 거론하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3억5000만원을 들고 가서 8500억원을 뜯어내는 부정부패의 몸통 시장을, 그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설 말미에는 민주당을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부패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확실하게 단죄해 달라. 저와 국민의힘이 정부를 맡아서 또 여러분을 실망시키면 이 다음엔 여러분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아홉 번 펼치며 시민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날 윤 후보는 보수 야당 대선후보로는 처음으로 목포 유세를 끝낸 뒤 DJ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직접 방문했다. 목포에서 약 1시간30분에 걸쳐 배를 타고 하의도에 도착한 윤 후보는 DJ 추모관에서 방명록에 “김대중 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 정신입니다. 위대한 정신입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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