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이 지면서 준결승에 오른 일본 여자 컬링(스킵 후지사와 사츠키)이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 여자 컬링은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스위스와 준결승에서 8-6으로 이겼다. 일본은 1-2로 밀리던 5엔드에서 후지사와가 멋진 더블 테이크 아웃을 성공시키며 대거 4득점, 5-2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 7-5로 앞서던 9엔드에 상대 득점을 1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챙겼다. 리드 요시다 유리카가 샷 성공률 99%를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일본 대표팀엔 '사츠키답게 즐기라'는 영어 응원 문구가 씌어져 있었다. 대회 막바지 부진했던 그를 위한 팀원들의 배려였다. 후지사와는 경기 후 "2018년 평창보다 더 나은 성적을 확정했지만 아직 믿겨지지 않는다. 더 발전한 것 같아 기쁘다. 결승 무대에서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변함 없이 팀 전체로 싸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은 조별리그 초반 승승장구했으나 한국에 패한 뒤 주춤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17일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도 스위스에 4-8로 져 5승4패에 머물렀다. 10팀 중 상위 네 팀이 오르는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는 듯 했다. 경기에서 패한 뒤 후지사와는 눈물을 흘리며 침통해했다.
그러나 일본에겐 행운이 따랐다. 4강 진출을 다투던 한국이 스웨에덴에게 지면서 4승5패에 그쳤고, 일본이 준결승행 막차에 탔다. 일본은 하루 만에 열린 1위 스위스와 준결승에서 승리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후지사와는 샷 성공률 89%를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후보선수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이시자키 코토미(43)는 일본 겨울올림픽 최고령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웠다.
일본은 4년 전 평창에선 4강에서 한국에 져 3·4위전으로 밀렸고, 영국을 5-3으로 이겨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2회 연속 메달을 확정지은 일본은 공교롭게 또다시 영국과 만나 이번엔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