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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주류, 부동산…?” 中 금메달리스트 덕에 주가 급등한 종목들, 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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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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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빅에어 부문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구아이링(谷愛凌)이 중국에서 화제다. 중국의 설상 종목 첫 금메달인 만큼 네티즌들은 그의 승리에 열광했다.

구아이링은 미국 스키 선수지만 2019년 중국으로 귀화하면서 오성홍기를 달고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다. 구아이링의 부친은 미국인, 모친은 중국인으로, 매년 여름을 모친의 고향인 베이징에서 보냈기 때문에 중국어도 완벽하게 구사한다.

9일 중국 차이징(財經)에 따르면 올림픽을 앞두고 구아이링은 25개 브랜드와 광고 계약을 맺었다.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 중국 4대 국유은행인 중국은행, 중국 최대 유제품 업체 멍뉴(蒙牛), 가전 업체 메이디(美的), 루이싱커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 등의 본토 기업뿐만 아니라 캐딜락, 빅토리아 시크릿, 레드불 등 해외 기업도 포함됐다. 에스티로더·루이비통·티파니 등 명품 브랜드들로부터 일찌감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구아이링은 지난해 2000만 위안(약 38억 원)의 광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온라인 매체 천하망상(天下網商)에 따르면 구아이링 에이전트 관계자는 그의 상업적 가치가 연간 약 1270만 위안(약 23억 89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 선수 중 농구계의 전설인 야오밍(姚明)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1일 베이징의 한 버스정류장을 장식한 구아이링의 징둥닷컴 광고.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1일 베이징의 한 버스정류장을 장식한 구아이링의 징둥닷컴 광고. ⓒ로이터=연합뉴스

구아이링의 열풍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그녀와 관련한 주식이 10% 이상 폭등하는 등 중국에선 '구아이링' 주식 열풍이 불고 있다.

그 덕분에 주식 상한가를 기록한 회사가 있었으니, 바로 遠望谷(위안왕구)다.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 기업은 사물 인터넷 개발 업체로 올림픽과는 무관한 종목이다. 그저 금메달리스트 구아이링과 이름이 비슷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9일 열린 중국 증시에서 위안왕구의 주가는 상승 제한폭인 10% 폭등해 장중 거래가 중지될 정도였다.

ⓒ遠望谷(위안왕구) 홈페이지

ⓒ遠望谷(위안왕구) 홈페이지

2월 8일 종가 기준 회사의 주가는 약 22% 상승하며 ‘구아이링 테마주’로 등극했다. 위안왕구 회사 관계자는 “많은 투자자가 회사의 이름을 ‘멀리서 그녀가 우승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해석하며 기뻐하고 있지만, 회사와 구아이링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위안왕구 주가는 다음 날인 9일에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구아이링과 이름이 비슷해 호재를 보인 기업은 더 있다.

중국의 바이주 기업 구징궁주(古井貢酒)의 주가도 상승했다. 구징궁주의 대표 제품인 '古20'의 발음인 '구얼링'이 구아이링과 비슷한 게 이유였다. 9일 구징궁주의 주식은 장중 7.51% 급등했다.

중국 부동산 기업 아오위안메이구(奧園美谷)는 네티즌 사이에서 '올림픽에서 꿈을 이룬 미녀 구아이링'으로 해석되며 당일 2.81%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름에 "링"(凌)자가 들어간 '링즈 소프트웨어(凌志軟件)'도 6% 폭등했다. 이 회사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구징궁주(古井貢酒)의 구20 제품. ⓒ구징궁주 공식 홈페이지

구징궁주(古井貢酒)의 구20 제품. ⓒ구징궁주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부터 구아이링이 모델로 활동한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 주가도 폭등하며 시가총액 13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8일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600941.SH)의 주가는 5.42% 오른 데 이어 9일에도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며 A주 상장 이후 최고가인 67.43위안까지 올랐다. 9일 정오까지 차이나모바일 거래대금이 31억 위안을 넘어섰고 시가총액은 1조 4377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주식뿐만 아니라 구아이링이 모델로 활동하는 기업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몇 년 전 분식 회계로 논란을 일으켰던 '루이싱커피(瑞幸咖啡)'는 지난해 9월 구아이링을 광고 모델로 영입하며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 올림픽 개막 전에는 '구아이링 YYDS(永遠的神, 영원한 신)', '구아이링 파이팅'이라는 문구가 붙은 빨대와 음료 잔을 선보였고, 구아이링을 테마로 한 팝업 매장을 오픈했다.

구아이링이 메달을 딴 직후에는 '금메달 기념 쿠폰'을 발매한 데 이어 구아이링 친필 사인을 경품으로 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끌어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현재 루이싱커피 다수 매장은 '구아이링 음료'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로 연일 매진 행렬이 이뤄지고 있다.

ⓒ루이싱커피

ⓒ루이싱커피

구아이링을 테마로 한 포장과 빨대. ⓒ루이싱커피

구아이링을 테마로 한 포장과 빨대. ⓒ루이싱커피

'구아이링' 관련 상표 등록 신청이 수십 건 제기됐기도 했다. 지난 11일 홍콩명보는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중국 상표 등록 사이트에는 '구아이링'과 관련한 상표가 총 28분야에 걸쳐 출원됐으며, 스케이트·스키 장비부터 장난감, 신발, 모자, 과학기기, 가구, 가죽, 주방용품, 교육,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과 관련한 신청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중 상당수는 기각됐으나 일부는 승인됐고, 여러 건이 심사 대기 중이라고 부연했다.

구아이링을 제외하고도 올림픽 특수를 누린 기업도 상당하다.  

쇼트트랙 1000m 논란의 금메달을 거머쥔 런즈웨이와 발음이 비슷한 런즈싱(任子行, 300311.SZ)네트워크도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파란불로 시작한 주가는 정오를 넘기며 10% 급등했다.

베이징 올림픽의 마스코트 빙둔둔(冰墩墩)의 인기가 높아지며 매출 급증과 함께 관련 종목이 호재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가 공개 모집한 프랜차이즈 특허 생산 기업은 29곳, 특허 판매 기업은 총 58곳으로 조직위가 개발한 올림픽 특허 상품은 모두 5000여 종에 달한다.

강소성 계동시에 있는 동계올림픽 특허 생산업체에서 빙둔둔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화통신

강소성 계동시에 있는 동계올림픽 특허 생산업체에서 빙둔둔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화통신

지난 2월 7일 동계올림픽 파생 상품 제조 및 판매 허가를 받은 위안룽야투(元隆雅圖, 002878)가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또 다른 특허상품 제조업체인 '원터우콩구'(文投控股·Cultural Investment Holdings) 역시 상하이 증시에서 사흘 연속으로 상한가를 달성했다. 중국의 스포츠 의류 기업 안타스포츠(ANTA Sports)는 경기가 시작된 지난 4일 이후 6%가 조금 넘는 주가 상승을 보였다.

오는 20일 중국 베이징올림픽 폐막이 다가오는 가운데, 또 어떤 기업이 올림픽 특수를 누리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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