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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쇼콜라티에의 손길로 달콤 쌉싸름하게 여는 초콜릿의 미래

중앙일보

입력

지금껏 맛본 초콜릿과 차원이 다른 초콜릿 쇼콜라티에가 설계하죠

달콤 쌉쌀한 맛으로 우울한 기분을 날려주는 초콜릿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기는 기호식품입니다. 특별한 날이나 여행의 기념품으로 주고받는 선물로도 빠지지 않죠. 우리나라에서 빵·과자류가 간식 개념에서 주식 개념으로 확대 보급되며, 초콜릿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초콜릿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직업, 쇼콜라티에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소중에서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어요.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로 선발된 김동석 셰프를 만나 앞으로 우리가 먹게 될 초콜릿과 쇼콜라티에 세계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노원태(왼쪽) 학생기자·김태인 학생모델이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로 선발된 김동석 셰프를 만나 미래의 초콜릿과 쇼콜라티에 세계에 대해 살펴봤다.

노원태(왼쪽) 학생기자·김태인 학생모델이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로 선발된 김동석 셰프를 만나 미래의 초콜릿과 쇼콜라티에 세계에 대해 살펴봤다.

카카오빈을 가공해 만든 초콜릿의 역사는 아스텍·마야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카카오나무는 중남미가 원산지로 기원전 1500년 전부터 마야·톨텍·아즈텍 문명에서 재배되기 시작했죠. 카카오 원두를 갈아 물에 타 마신 것이 초콜릿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들의 음식’이라 불릴 만큼 고대 종교 의례에 쓰이거나 왕과 사제 등 특권층에게만 허락된 귀한 음료였죠. 카카오를 화폐처럼 거래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어요.

남미를 침략한 콜럼버스는 1502년 카카오빈을 스페인 궁정에 소개하지만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너무 쓴맛이라 인기가 없었죠. 초창기 카카오는 쌉싸래한 맛 때문에 위장을 달래는 약으로 사용했다고 해요. 스페인 궁정에서는 꿀이나 설탕, 바닐라를 곁들어 마셨다고 합니다. 1606년에 이탈리아, 1660년 프랑스에도 전파됐죠. 1657년 프랑스인이 런던에 초콜릿 가게와 초콜릿 음료를 마시는 초콜릿 하우스를 열었는데 그 후로 전 유럽에 퍼지게 되었고, 1765년에는 미국에서도 초콜릿 제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초콜릿이 도입된 시기는 불분명한데, 러시아공사 부인이 고관대작 부인들과의 규방 외교를 위해 가지고 왔다는 설과 이토 히로부미가 상궁들을 회유하는 선물의 일환으로 가지고 왔다는 얘기가 있어요. 이후 광복과 더불어 미군부대를 통해 흘러나왔고, 월남전에서 귀환한 병사들을 통해 대중화되었다는 게 유력합니다.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가 직접 개발한 초콜릿 제품. 왼쪽부터 3가지 과일 잼을 쌓아 올린 초콜릿 뱅크업 후르츠.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가 직접 개발한 초콜릿 제품. 왼쪽부터 3가지 과일 잼을 쌓아 올린 초콜릿 뱅크업 후르츠.

우유·설탕 등을 첨가해 달콤한 맛으로 인기인 초콜릿은 건강에 유익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큰 사랑을 받게 됐어요. 카카오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죠. 기억력 개선,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초콜릿 중엔 저렴한 대신 설탕뿐 아니라 각종 화합 물질까지 첨가된 제품이 있어 과다 섭취 시 나쁜 콜레스테롤 증가와 비만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죠.

사람들이 초콜릿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인데요. 초콜릿은 도파민·엔도르핀·세로토닌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생성과 분비를 촉진합니다. 도파민은 의욕감과 행복감, 엔도르핀은 고통 완화와 통증 억제, 세로토닌은 행복함을 느끼게 하고 우울한 감정을 지워주는 역할을 하죠. 코로나19로 힘들고 우울할 때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초콜릿이었습니다.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가 직접 개발한 초콜릿 제품. 구름 모형의 초콜릿 클라우드.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가 직접 개발한 초콜릿 제품. 구름 모형의 초콜릿 클라우드.

실제로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퍼지고 초콜릿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죠. 전미제과협회(NCA)에 따르면 2020년 3월 15일부터 8월 8일까지 초콜릿·사탕 등 전체 캔디 시장은 3.8%가량 성장했습니다. NCA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겁고 불안한 시기에 작은 기쁨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초콜릿과 사탕 판매가 늘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밝혔죠. 품목별로는 특히 고급 초콜릿 판매량이 12.5%나 증가했고 일반 초콜릿 판매도 5.5% 늘어났습니다. 우리나라도 초콜릿 판매량이 늘어났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0년 초콜릿 수입액은 2억2200만 달러(약 2600억원)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국내 초콜릿 시장 규모는 지난해 6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고, 향후 연평균 2.0% 성장, 2026년에는 시장 규모가 7046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죠.

쇼콜라티에를 만나다
초콜릿을 찾는 사람이 늘고, 관련 산업이 발전하며 초콜릿을 만드는 쇼콜라티에도 전문 직업으로 부상했어요. 세계적인 셰프들이 초콜릿과 페이스트리의 지식‧기술‧창의성을 겨루는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World Chocolate Masters, 이하 WCM)’ 대회의 한국 대표 선발전이 지난달 6일 개최됐는데요. 최종 우승을 거둔 김동석 셰프를 만나 쇼콜라티에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미래의 초콜릿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김태인 학생모델‧노원태 학생기자가 나섰어요. 목적지는 김 셰프가 교수(호텔제과제빵계열)로 있는 서울 강서구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의 ‘초콜릿 아카데미 센터’입니다.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호텔제과제빵계열 ‘초콜릿 아카데미 센터’를 방문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초콜릿에 관련된 기물부터 제과제빵에 필요한 것들을 자세하게 둘러보고 있다.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호텔제과제빵계열 ‘초콜릿 아카데미 센터’를 방문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초콜릿에 관련된 기물부터 제과제빵에 필요한 것들을 자세하게 둘러보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초콜릿을 전문적으로 만들 수 있게 세팅이 된 주방에서 김동석 셰프를 만났어요. 초콜릿은 직사광선을 쬐면 안 되기 때문에 햇빛 차단을 위해 주방엔 창문이 없었습니다. 공기순환 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초콜릿이 녹는 걸 방지하기 위해 서늘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죠. “이곳은 초콜릿에 관련된 기물부터 제과제빵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요. 제과제빵 전문가들이 초콜릿을 공부하는 스터디 공간, 클래스가 열리죠. 여기에서 공부하고 본인 매장에서 그걸 활용해 제품을 만듭니다.” 김 셰프가 주방을 안내했죠.

템퍼링 작업을 도와주는 템퍼링 머신에선 초콜릿이 계속 돌아가고 있다.

템퍼링 작업을 도와주는 템퍼링 머신에선 초콜릿이 계속 돌아가고 있다.

초콜릿 제품을 만들려면 우선 초콜릿을 45~50℃로 녹인 상태에서 최종적으로 30℃로 온도를 낮춰야 하는데요. 이 템퍼링 작업을 도와주는 템퍼링 머신에선 초콜릿이 계속 돌아가고 있었어요. 기계가 없으면 보통 대리석을 이용하거나 얼음물에 담갔다 뜨거운 물에 옮겼다 하는 방법으로 작업합니다. 초콜릿 코팅 기계도 있었죠. “초코파이같이 과자의 겉면을 초콜릿으로 코팅해야 할 때 이 기계에 깔아주면 레일을 따라서 쭉 들어가면서 자동으로 코팅해주죠. 자동화가 되면 생산성은 확실하게 늘어나요.”

김동석 셰프는 자신만의 초콜릿 제품들을 부지런히 개발해왔다. 대추야자 캐러멜 초콜릿 파운드 케이크.

김동석 셰프는 자신만의 초콜릿 제품들을 부지런히 개발해왔다. 대추야자 캐러멜 초콜릿 파운드 케이크.

케이크나 베이커리에 컬러를 화려하게 넣기 위해 식용색소를 활용한 작업을 하는 공간도 살펴봤죠. 기계를 이용해 색소를 뿌린 뒤 공간이 색소로 가득 차면 기계가 돌아가며 빨아들여 주는 작업을 해줘 쾌적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질소를 얼려서 새로운 질감의 표현을 만들 수 있는 기계, 향을 추출하는 진공 회전 농축기도 볼 수 있었어요. “여기에 간장을 넣고 가열하면 간장 향이 밴 투명한 액체가 떨어져요. 그걸 가지고 젤리를 만들면 간장 향이 밴 젤리가 나오죠. 간장은 까맣잖아요. 이와 달리 투명한 젤리인데 간장 맛이 나게 연출할 수 있는 거죠.”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워크인 냉장고‧냉동실도 구경했습니다. “한눈에 다 보이기 때문에 제품을 지속해서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어요.”

생산지와 맛이 다른 다양한 초콜릿. 카카오 함량과 첨가된 설탕 양·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생산지와 맛이 다른 다양한 초콜릿. 카카오 함량과 첨가된 설탕 양·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한켠에는 생산지와 맛이 다른 다양한 초콜릿이 모여 있었습니다. 보기에는 그냥 까만 다크 초콜릿으로 보이지만 카카오 함량과 설탕량이 달라 맛이 다 다르죠. 카카오 함량이 55%인 다크초콜릿은 평소 먹어본 친숙하고 일반적인 맛이고, 75%는 산미도 강하고 설탕도 덜 들어가 초콜릿 마니아들이 많이 먹는다고 해요. 75%를 먹어본 소중 학생기자단의 입에선 “써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죠. “어른들이 커피 아메리카노에 샷을 추가해서 쓰게 마시며 맛있다고 하죠. 초콜릿도 마찬가지예요. 쓴맛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 단것만 원하는데, 혀가 이 맛에 적응하는 시간이 지나면 맛있다고 인지하며 이 맛을 찾게 되죠. 나중에 다른 초콜릿은 달아서 못 먹겠다고 할 수도 있어요.”

카카오빈을 발효‧건조‧로스팅 후 까맣게 된 고형분을 ‘카카오매스’, 카카오빈을 압축해 추출한 지방을 ‘카카오버터’라고 합니다. 카카오매스에 설탕을 넣어 배합해 만든 게 다크초콜릿, 카카오버터만 가지고 설탕‧밀크 파우더를 넣어 만든 게 화이트초콜릿, 카카오매스에 우유가 들어간 게 밀크초콜릿입니다. 밀크초콜릿과 화이트초콜릿은 다크초콜릿에 비해 훨씬 단맛이 강했죠. 카카오매스가 안 들어갔기에 원래대로 따지면 화이트 초콜릿은 초콜릿이 아니라고 해요. 김태인 학생모델이 “진짜 가짜 초콜릿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나요?”라고 물어봤습니다.

보통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에 따라 초콜릿과 준 초콜릿, 그리고 초콜릿 가공품으로 나뉘죠. “리얼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이 30% 이상 돼야 해요. 카카오매스가 20%, 카카오버터가 10% 들어가는 식으로 카카오에서 추출한 게 30%가 되면 되죠. 그런 개념으로 봤을 때 아까 먹었던 화이트초콜릿은 카카오버터 함량이 34%여서 초콜릿에 속해요. 30% 이상 되면 프리미엄 초콜릿, 그 미만은 그냥 초콜릿, 20% 미만인 것들을 준 초콜릿이라고 얘기하죠.” 입에 넣었을 때 바로 녹기보다 겉도는 제품들은 대부분 카카오 버터가 아닌 코코아버터·팜유 등의 식물성 유지를 섞어 만든 준 초콜릿입니다.

카카오빈 과육이 붉게 변한 상태에서 발효를 멈춰 만드는 루비 초콜릿은 붉은빛을 띠며 향료를 가미하지 않아도 과일 맛이 난다.

카카오빈 과육이 붉게 변한 상태에서 발효를 멈춰 만드는 루비 초콜릿은 붉은빛을 띠며 향료를 가미하지 않아도 과일 맛이 난다.

“루비 초콜릿에 대해 들어봤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다크‧밀크‧화이트 외에 최근 개발된 제4의 초콜릿이에요. 색깔이 붉은 게 특징인데, 색소를 쓴 게 아니에요. 발효 과정에서 5일 정도 됐을 때 카카오빈을 둘러싼 과육이 빨갛게 변하거든요. 그 상태에서 발효를 멈춘 거죠. 향료를 가미하지 않아도 과일 맛이 나요.” 가벼운 단맛과 새콤한 산미가 느껴지며 붉은 과일을 먹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이 맛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죠. 요즘 빵집·카페 투어 다니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앞으로 단맛에 대한 이해도가 늘어나고 초콜릿 시장도 더 커질 것 같아요.”

김 셰프는 카페에서 커피 원두를 블렌딩하듯 초콜릿도 원하는 맛을 골라 섞어 먹는 방법도 제안했죠. 여러 가지 맛을 알고 공부한 만큼 초콜릿을 직접 조합해서 나만의 초콜릿 맛을 느낄 수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일 산미가 강한 탄자니아에 밀크한 맛을 더하기 위해 가나를 넣고, 좀 더 단맛을 줄 수 있는 초콜릿을 첨가해 세 가지 맛을 한꺼번에 섞어 먹는 거죠. “샌드위치를 먹을 때도 이건 빼 달라 저건 넣어달라고 하잖아요. 앞으로 ‘나는 함량 몇%로 초콜릿을 주세요’ 이런 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정확히 알고 초콜릿을 먹는 날이 올 거예요.”

미래의 초콜릿을 엿보다

100% 카카오빈에서 나오는 물질만 가지고 만든 100% 퓨어초콜릿.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초콜릿이다.

100% 카카오빈에서 나오는 물질만 가지고 만든 100% 퓨어초콜릿.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초콜릿이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화학적인 설탕이 안 들어간 초콜릿도 볼 수 있었죠. “카카오빈을 싸고 있는 하얀 과육에서 당을 추출해서 넣은 거예요. 100% 카카오빈에서 나오는 물질만 가지고 만든 초콜릿이죠. 그래서 100% 퓨어초콜릿이라고 얘기해요.” 직접 맛본 소중 학생기자단의 입에서 “어우~첫 향은 약간 청국장 향이 나요” “특이해요”라는 소감이 나왔죠. “앞으로 우리가 먹고 나가야 될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초콜릿입니다. 이런 제품 만드는 게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요. 그냥 기존 초콜릿을 만들어 팔면 사람들도 훨씬 좋아할 거예요. 익숙한 맛이니까. 기존 초콜릿에 길들여진 상태에서 퓨어초콜릿에 익숙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저 같은 셰프들이 미리 공부하고 개발해 새로운 맛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동석(맨 오른쪽) 셰프가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선발전을 위한 연습 작품 앞에서 대회 뒷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김동석(맨 오른쪽) 셰프가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선발전을 위한 연습 작품 앞에서 대회 뒷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건강한 디저트에 대한 방향성은 WCM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이 디저트나 체중조절식, 영양간식을 선택할 때 ‘맛’ 또한 중시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미래의 초콜릿의 맛, 디자인, 느낌’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죠. 김동석 셰프는 파티세리, 디자인 아트워크, 스낵, 봉봉, 프레젠테이션 등 다섯 가지 과제를 통해 미래의 초콜릿 디저트를 다채롭게 선보였어요. “WCM은 3년에 한 번 열리는 대회고 우승자는 프랑스의 가장 큰 백화점에서 1년 동안 본인 제품이 팔리는 영광을 얻는 등 상징적인 의미가 크죠. 말하자면 셰프들 사이에서 BTS가 되는 거예요. 오래 노력한 끝에 한국 대표가 되었습니다.”

김동석 셰프가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선발전 디자인 아트워크 과제를 위해 만든 연습 작품. 미래 우리의 삶, 자연과의 공존을 섬세하게 표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동석 셰프가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선발전 디자인 아트워크 과제를 위해 만든 연습 작품. 미래 우리의 삶, 자연과의 공존을 섬세하게 표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장에는 초콜릿으로 쇼피스를 만드는 디자인 아트워크 과제를 연습했던 작품이 있었습니다. 5㎏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미션을 받고 고민이 많았다고 했죠. 원래 공예 작품은 1m가 넘는 큰 크기로 많이 만들어지곤 했는데, 대회가 끝나고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고민으로 무게 제한을 두게 된 거죠. “초콜릿 한 봉지가 5㎏인데 그 무게를 넘지 않아야 했어요. 내가 원하는 볼륨감을 주면서 디자인을 연출하기 위해 실리콘 모형, 몰드를 이용하지 않고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만들었죠. 진공을 사용해 경량화시키며 볼륨 있는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어요. 이런 기술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초콜릿으로 쇼피스를 만드는 디자인 아트워크 과제에서는 미래 우리의 삶, 자연과의 공존을 표현하며 미래형 아파트와 흔들리는 엘리베이터 등을 섬세하게 연출했다.

초콜릿으로 쇼피스를 만드는 디자인 아트워크 과제에서는 미래 우리의 삶, 자연과의 공존을 표현하며 미래형 아파트와 흔들리는 엘리베이터 등을 섬세하게 연출했다.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지구온난화로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난 파인애플의 소비 촉진을 위해 만든 김동석 셰프의 봉봉.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지구온난화로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난 파인애플의 소비 촉진을 위해 만든 김동석 셰프의 봉봉.

작품의 주제는 ‘공존’으로 미래 우리의 삶, 자연과의 공존을 표현했다고 했죠. “불편하더라도 자연과의 공존이 앞으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걸 한눈에 보여주고 싶었어요. 미래형 아파트를 표현했고, 뒷부분 장식은 엘리베이터예요. 원래 이런 작품은 고정되어 있는데 틀을 깨고 싶어서 실제로 흔들리도록 제작했죠. 이걸 보고 사람들이 많이 놀라더라고요.”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모습까지 섬세하게 표현돼 입을 다물 수가 없었죠. 새싹보리 파우더‧녹차‧숯가루 등을 이용하며 화학적인 색소도 최소화했고요. 김태인 학생기자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카카오 생산이 크게 줄 거라는 기사를 봤어요”라고 얘기했죠. “지금 현실이 심각해요. 이대로 가다가는 초콜릿이 사라지고, 나중에는 초콜릿향 나는 가공품으로 다 바뀔 수도 있어요. 현 상태라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환경오염에 대해 고민하고, 자연과의 공존을 항상 생각해야 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김동석 셰프가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선보인 초코 와플을 직접 만들어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김동석 셰프가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선보인 초코 와플을 직접 만들어봤다.

스낵 과제에서는 비건 재료만 사용한 초코 와플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포장 용기 혹은 포장지에 담는다는 원칙을 반영해 윤리소비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김 셰프의 도움을 받아 만두 모양 초코 와플을 만들어 보기로 했죠. 와플 반죽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미래 대체 식량으로 떠오르는 식용 곤충, 고소해(밀웜)를 이용했어요. “밀웜은 아몬드나 견과류 맛이 나요. 밀웜과 식물성 단백질 파우더, 아몬드 밀크 등 100% 식물성으로만 반죽을 만들어요.” 기존의 동그란 모양은 식상해 만두 모양으로 와플을 만들었다고 했죠. 짤주머니에 반죽을 넣고 와플기계에 둥그렇게 짜줍니다. 와플기계 뚜겅을 덮고 15초가 지나면 고소한 와플 과자가 완성되죠. 처음 해 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살짝 타거나 모양이 삐뚤어지는 등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완성할 수 있었어요. 만두틀 위에 얹고 반으로 접은 후, 체중을 싣듯 눌러주면 만두 모양이 되죠. 노원태 학생기자가 “자꾸 납작하게 되네요”라고 걱정했어요. “공기를 넣어서 접어줘야 해요. 납작하면 크림이 얼마 안 들어가거든요.” 인장까지 찍어주면 와플 과자는 완성.

노원태(왼쪽) 학생기자가 와플 과자를 만두 모양으로 만들고 있다. 볼록한 모양을 위해 공기를 넣어 접어주는 게 포인트다.

노원태(왼쪽) 학생기자가 와플 과자를 만두 모양으로 만들고 있다. 볼록한 모양을 위해 공기를 넣어 접어주는 게 포인트다.

와플을 찍어 먹을 산딸기 소스는 산딸기 퓨레·레몬 주스·팩틴 등을 넣어 만든다.

와플을 찍어 먹을 산딸기 소스는 산딸기 퓨레·레몬 주스·팩틴 등을 넣어 만든다.

테이크아웃 패키지는 본드나 테이핑을 하나도 쓰지 않고 접어서 완성하고, 먹고 나서 재활용 종이로 버리면 된다. 와플을 감싸는 종이도 한천으로 만들었다.

테이크아웃 패키지는 본드나 테이핑을 하나도 쓰지 않고 접어서 완성하고, 먹고 나서 재활용 종이로 버리면 된다. 와플을 감싸는 종이도 한천으로 만들었다.

다크초콜릿은 대표적인 비건 식재료 중 하나죠. 세 가지 종류의 다크초콜릿을 블렌딩하고 피칸 페이스트를 첨가하면 고소한 초크크림이 됩니다. 피칸 페이스트는 믹서기에 피칸을 갈아 만들었죠. 미니 전동 드릴로 와플 과자에 구멍을 뚫고 짤주머니를 이용해 초코크림을 넣어줍니다. 와플을 찍어 먹을 산딸기 소스는 산딸기 퓨레‧레몬 주스‧팩틴 등을 넣어 만들었죠. “고소하고 맛있어요(원태).”, “밀웜이 들어갔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태인) 김동석 셰프는 비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죠. “비건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 거고, 한쪽으로만 치중됐던 시장이 밸런스를 잡으려면 비건 쪽으로도 연구가 필요해요. 누군가 시작하면 기준이 바뀌면서 다음을 이어서 하는 친구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주고 개선을 하겠죠.” 이를 담아낼 패키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나는 테이크아웃 선호 현상을 동시에 만족할 방안을 생각해 따로 제작했습니다. “본드나 테이핑을 하나도 쓰지 않고 접어서 완성해요. 먹고 나서 그냥 재활용 종이로 버리면 됩니다. 와플을 감싸는 종이도 한천으로 만들었죠.”

노원태 학생기자·김태인 학생모델이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로 선발된 김동석 셰프를 만나 미래의 초콜릿과 쇼콜라티에 세계에 대해 살펴봤다.

노원태 학생기자·김태인 학생모델이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로 선발된 김동석 셰프를 만나 미래의 초콜릿과 쇼콜라티에 세계에 대해 살펴봤다.

노원태 학생기자가 10월에 열릴 WCM을 준비하는 각오와 앞으로의 계획을 얘기해달라고 했습니다. “셰프 인생의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준비해서 지금까지 한국에서 얻지 못했던 성적, 3등 안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잡았어요. 제가 노력해서 초콜릿 아카데미 센터를 만든 것처럼 후배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게 그 환경을 만들어줄 거예요. 대한민국에서 초콜릿 하면 김동석이 떠오르는 게 더 강해지게끔 해서 제 노하우를 후배들한테 전수할 거예요. 또 가게 오픈도 준비 중이죠. 응원하면서 지켜봐 주세요.”

쇼콜라티에란?

제8회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

제8회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에게 쇼콜라티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쇼콜라티에는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하나요.
초콜릿 원료를 가지고 좀 더 대중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말해요. 케이크‧빵‧쿠키 등 초콜릿이 들어가는 모든 제품, 제과제빵 테크닉을 다 할 줄 알고 그 테크닉을 접목해서 뭔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죠. 초콜릿만 잘 다룬다고 쇼콜라티에라고 할 수 없어요. 파티시에와 쇼콜라티에를 분리하지 마세요. 굳이 나누자면 쇼콜라티에는 초콜릿에 대한 전문성을 좀 더 갖고 있는 셰프예요. 저도 초콜릿에 특화된 셰프인 거죠.

쇼콜라티에가 되면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나요.
일반 제과점이나 베이커리 업체에서 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기의 특성을 살려 초콜릿 숍을 운영하거나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가 직접 개발한 초콜릿 제품. 망고 초콜릿 케이크.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한국 대표 김동석 셰프가 직접 개발한 초콜릿 제품. 망고 초콜릿 케이크.

쇼콜라티에 직업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무궁무진하죠. 커피 산업이 믹스 커피에서 원두 먹는 걸로 되기까지 정말 빨리 시장이 커졌어요. 초콜릿도 똑같아요. 이미 사람들은 쓴맛에 적응했거든요. 거기에 대한 전망은 엄청날 거라고 봐요. 초콜릿을 먹는 방식, 문화 등이 다양하게 변하며 시장도 커질 거예요.

쇼콜라티에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많이 먹어보라 하고 싶어요. 뭔가 확실한 비교 대상이 있어야 머릿속으로 이해가 빠르기 때문에 경험을 많이 해야 돼요. 먹어본 걸 적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고요. 기억은 휘발되지만 적어둔 내용을 보면 다 떠오르죠. 지금부터 꿈꾸는 친구들이라면 그런 버릇을 들여놔야지 나중에 진짜 공부를 시작했을 때 좀 더 수월해요. 또 기본기를 튼튼하게 다져야 한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김동석 셰프는 자신만의 초콜릿 제품들을 부지런히 개발해왔다. 초콜릿 헤이즐넛 커피 타르트 케이크.

김동석 셰프는 자신만의 초콜릿 제품들을 부지런히 개발해왔다. 초콜릿 헤이즐넛 커피 타르트 케이크.

초콜릿을 체험하려면

초콜릿 박물관(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주서로3000번길 144)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제주 고유의 송이석으로 지어진 박물관 건물은 이국적인 고성의 느낌입니다. 인간과 함께 숨쉬며 살아온 초콜릿의 역사와 지구상의 모든 초콜릿에 대해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죠. 어린이를 위한 초콜릿 체험교실도 운영해요.

한국초콜릿연구소뮤지엄(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경춘로 157)
초콜릿의 모습, 본연의 맛을 보여주기 위한 공방, 연구소이자 뮤지엄입니다. 중세시대 성을 연상시키는 외관부터 중세를 콘셉트로 하고 있죠. 초콜릿의 숨겨진 이야기와 실제 카카오 원두를 볼 수 있고 초콜릿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섬진강기차마을공원 로즈카카오체험관(전남 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743-2)
카카오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 유리온실에 카카오나무가 있어 어떻게 자라나서 열매를 맺고,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지 볼 수 있어요. 온도‧첨가물에 따라 형태와 맛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다양한 초콜릿을 만들어볼 수 있죠. 만들기 체험은 한국초콜릿연구소뮤지엄 곡성지점(전남 곡성군 오지리 770-5)에서 합니다.

송도초콜릿문화박물관(인천광역시 연수구 능허대로 227-10)
초콜릿에 대한 세계사와 문화 발전사에 관한 조형물‧벽화‧유물‧도자기 등을 통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으며, AR존에서는 초콜릿이라는 주제를 또 다른 영역으로 발전 가능성을 느낄 수 있어요. 체험장에서는 달콤한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죠.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우리 아파트 상가에는 제가 자주 가는 수제 디저트 카페가 있습니다. 초콜릿이 들어간 디저트를 주로 즐기며 초콜릿의 종류‧레시피 등이 궁금했기에 이번 취재가 더 인상 깊었죠. 카카오 열매의 비율에 따라 쓴맛의 정도가 확연히 달랐고 미래에 먹을 초콜릿 등 혀끝에 느껴지는 다양한 맛들이 너무 신기했어요.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대회에 대해 알아가면서 초콜릿으로 만들 수 있는 디자인 작품을 통해 시사성과 함께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배웠죠. ‘자연과 공존하는 세상’을 표현한 작품을 보니, 섬세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크기에 비해 무게는 굉장히 가볍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죠. 집으로 돌아와서 만두 모양 초코 와플에 대해 가족들에게 설명하면서 시식해 봤는데 나중에 그것이 밀웜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말해주니 깜짝 놀랐죠. 올해 10월 파리에서 열리는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대회에서 김동석 셰프님의 우승을 힘차게 응원하며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대한민국 김동석 셰프님 파이팅!    김태인(서울 영훈국제중 1) 학생모델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대회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됐고, 그 대회를 위한 우리나라 쇼콜라티에 분들의 많은 도전과 열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구온난화, 농업에 미치는 영향, 미래 먹거리 등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과제들을 작품 속에 녹여내야 한다는 점이 진정한 미래를 생각하는 세계적인 마스터스 대회구나 싶었죠. 김동석 셰프님을 만나 초콜릿에 대한 열정과 미래의 초콜릿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며 역시 한국 대표로 선발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셰프님과 함께 만들어본 특별한 초콜릿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어요. 동생에게 선물로 줬는데, 좋아하며 맛있게 먹었죠. 다 먹은 다음 밀웜으로 만들었다 알려주었는데, 3초 동안 정지 상태로 절 째려보았지만, 그래도 너무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앞으로 우리의 먹거리를 생각하는 바른 먹거리 전도사가 되어야겠습니다. 김동석 셰프님! 10월에 있을 대회 건강하게 조심히 잘 다녀오시고, 열정만큼 좋은 성과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노원태(인천 신정중 1)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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