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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이라 17위 예상 밖 결과…절친 이상화 해설 중 눈물 뚝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18 년 2월 18일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트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상화가 금메달을 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018 년 2월 18일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트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상화가 금메달을 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뉴스1]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해설을 하고 있는 이상화(33)가 친구 고다이라 나오(36·일본)의 아쉬운 레이스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일본 빙상 스타 고다이라는 13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세월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평가다.

고다이라는 초반에는 레이스를 잘 끌고 갔지만, 중반부터 힘이 떨어지며 38초09 성적 속에 17위로 대회를 마쳤다.

예상을 벗어난 충격적인 결과에 절친이자 라이벌이었던 이상화는 눈물에 젖었다.

한일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펼친 라이벌이자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던 친구다.

고다이라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의 경기를 비디오로 돌려보면서 훈련했다고 한다.

뒤늦게 꽃을 피운 고다이라는 마침내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따내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경기 직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상화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하는 모습은 한일 양국 팬들의 찬사를 받으며 평창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기록뿐만 아니라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지난 2018년 2월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의 품에 안기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018년 2월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의 품에 안기고 있다.[연합뉴스]

해설자로 나선 이상화는 이 종목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좌절을 맛본 고다이라의 아쉬운 레이스에 눈물을 흘리며 잠시 할 말을 잊었다. 감정을 추스른 이상화 KBS 해설위원은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인 압박이 정말 컸던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상화는 대회가 모두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고다이라의 레이스여서 지켜보기 힘들었다”며 “대회 전 고다이라를 만났는데 나에게 ‘다시 한 번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라고 용기를 줬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여자 500m 경기에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역주하고 있다. [뉴스1]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여자 500m 경기에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역주하고 있다. [뉴스1]

한편, 한국의 김민선(의정부시청)은 10조 경기에 나서 37초60을 기록해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7위를 차지했다. 김민선은 일본의 고 아리사와 함께 10조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첫 100m를 10초43에 끊으면서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다.

이상화 위원은 김민선의 방송 인터뷰를 보며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이 위원은 “혼자서 운동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걸 이겨냈다. 후회 없는 레이스를 했다고 하는데 나도 동의한다”며 허리 부상을 딛고 다시 일어선 김민선에게 박수를 보냈다.

과거 평창올림픽 당시 고다이라 선수(왼쪽)와 이상화 선수. [평창겨울올림픽 인스타그램]

과거 평창올림픽 당시 고다이라 선수(왼쪽)와 이상화 선수. [평창겨울올림픽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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