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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위한 가짜 깃발 작전 준비" 기밀 터뜨린 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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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할 구실을 찾기 위해 이르면 이번주 자작극을 벌일 수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다수의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언제든 침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미국 정부는 연이어 러시아의 전쟁 계획을 분석한 기밀정보를 공개하며 첩보전에 나선 상황이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매체가 인용한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백악관 상황실에 소집된 긴급회의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해 ‘가짜 깃발 작전’(false flag operation)을 기획하고 있다는 첩보가 공유됐다. 가짜 깃발 작전은 상대방이 먼저 공격한 것처럼 조작해서 공격의 빌미를 만드는 기만 수법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첩보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인의 대피 권고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NBC와 인터뷰에서 “순식간에 상황이 비정상적으로 변할 수 있다”며 “미국 시민은 당장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아직 러시아의 구체적인 작전 시기나 성격이 밝혀지진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 각국의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를 거의 마친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 [AP=연합뉴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 [AP=연합뉴스]

지난 3일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매우 생생하고 정교한 선전용 비디오를 조작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성향 분리주의자를 공격하는 가짜 비디오를 만들어 러시아의 침공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미 정보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구체적인 군사 작전 개시일이 이달 16일이 될 것이라는 첩보를 전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연이어 군사 기밀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두고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미 전‧현직 관리들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의 전쟁 계획과 관련한 첩보를 공개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거짓말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침공에 따르는 정치‧경제적 비용에 대해 재고하게 하고, 국제사회의 대러 강경 대응의 토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렉산드르 파블류크 우크라이나 합동군 총사령관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아우디이우카의 최전방 전선을 시찰하고 있다. [AP=뉴시스]

올렉산드르 파블류크 우크라이나 합동군 총사령관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아우디이우카의 최전방 전선을 시찰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의 공작 행위에 대한 첩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에밀리 혼 국가안보회의(NCS) 대변인은 NYT에 “지난 2014년부터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정보 공간을 활용하는지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며 “또한 이를 어떻게 차단해야 하는지도 배웠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서방국가와 언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대규모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이는 서방의 침략적 행위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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