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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국방장관 전화로 북 미사일 논의…바이든 정부 들어 처음

중앙일보

입력

한ㆍ미ㆍ일 국방장관이 10일 오전 전화로 최근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3국 국방장관이 함께 대화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욱 국방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과 이날 오전 7시 45분쯤부터 30분 정도 전화 협의를 가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3국 장관은 연초부터 이어지는 북한 미사일 발사, 그중 특히 중거리미사일(IRBM) 발사와 같은 행동이 역내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데 함께 우려했다”며 “이런 행위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위반이자 도전이라는 사실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협의는 (북한 위협에 대한) 메시지 발신 차원이었다”며 “3국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조율한 메시지를 발신한다는 주목적에 충실한 대화였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튿날 보도했다. 화성-12형은 미국령 괌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튿날 보도했다. 화성-12형은 미국령 괌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전화 협의는 당초 지난달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하려던 3국 국방장관 회담이 연기된 가운데 북한이 새해 들어 극초음속 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7차례나 발사하자 긴급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정됐던 회담은 지난달 초 오스틴 장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결렬됐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취소된 대면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데 3국 장관이 공감했다”며 “이번에 북한 문제 이외에 다른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은 만나서 얘기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담 장소와 시기는 확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한ㆍ미ㆍ일 국방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3자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 3자 대면 회담을 하기로 했다”며 “일본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여전히 철통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연병장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한미안보협의회(SCM) 세레머니 행사'에서 서욱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장병들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연병장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한미안보협의회(SCM) 세레머니 행사'에서 서욱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장병들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협의에서 일본 측은 북한이 모라토리엄(유예)을 깨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시사한 것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 측은 항상 언급하는 북핵에 대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를 강조했다”며 “또 올해 3국 간 미사일 경보 훈련에 대한 일정 조율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탄도미사일 탐지 추적 등을 포함한 미사일 경보 훈련은 통상 하와이 인근 해안에서 열리는 다자 훈련인 환태평양 훈련(RIMPAC)에 맞춰 격년제로 실시된다고 국방부 측은 설명했다.

3국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면 별도로 한ㆍ미 장관 회담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때 한ㆍ미 연합훈련을 대선 이후인 4월로 연기하는 문제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별도로 오는 12일에는 3국 외교장관 회담이 하와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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