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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단일화, 서로 신뢰한다면 10분 안에도 끝낼 수 있다" [단독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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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후보사무실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물밑으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지난한 협상이라면 할 생각이 없지만, 정치인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하는 협상은 안 한다”며 “하게 되면 느닷없이 전격적으로 하는 것이지, 이를 오픈해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하면) 진행이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다만, 공동정부 구상을 포함한 단일화 방법론이나 협상 시한 등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 후보는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는데, 인터뷰에선 “청와대라는 명칭 자체를 없애겠다”고 못 박았다. 국민 앞에 발표하거나, 언론에 보도자료를 낼 때도 청와대가 아닌 ‘대통령실에 따르면’ 등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취임 첫날부터 하루도 청와대 집무실에선 일을 안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윤 후보는 관저도 단독주택 형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집권 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前)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히 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장동 사건’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재수사해야 하지 않겠나. 당시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었다”고 직격했다. 집권 시 측근 검사들을 중용해 보복수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엔 “왜 A 검사장을 두려워하나. 그는 거의 독립운동하듯 현 정부와 싸워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각 분야의 정책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반면교사’ 기조를 뚜렷이 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문제 실패 원인으로 “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품질의 집을 공급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윤 후보는 임기 5년 내 신규주택 250만호 공급을 약속했다. 이를 위한 재건축·재개발, 세제, 대출 등의 규제 완화도 함께 공약했다.

북핵 해법에 대해선 “북한이 제재 완화를 원하면 북한 내 핵 시설에 대한 사찰부터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갈등 이슈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에 대해선 “주한미군을 통해 배치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이번엔 우리가 직접 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중앙일보 서승욱 정치팀장, 정효식 사회1팀장,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유지혜 외교안보팀장이 참여해 공동 인터뷰 형식으로 1시간 30분간 진행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상선 기자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상선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 분야

야권 후보 단일화는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는데.
“느닷없이 하는 거다. 이걸 오픈해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하면 진행이 되겠나. 한다면 전격적으로 해야 되는 거 아니겠느냐, 그런 말이다.”
단일화 문제도 윤 후보 스타일대로 통 크게 결단할 수 있는 건가.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그런 지난한 협상이라면 나는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 내 체질에도 안 맞고. 그러나 정치인들끼리 서로 믿는다면 단 10분 만에도 되는 것 아니냐.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서로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걸 만들어서 협상하라고 하면 그런 건 안 하겠다.”
이준석 대표는 13~14일 후보등록 마감 전인 11일쯤 단일화 여부가 결정될 거라고 했다. 그전에 ‘윤석열-안철수’ 간 10분 커피 브레이크가 이뤄질 수 있나.
“글쎄, 거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윤석열 정부에선 청와대라는 이름 자체가 없어지는 건가.
“청와대를 해체하겠다는 거다.”
언론 보도자료도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등 이런 식으로 다 바꾸나.
“그렇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능 대 무능’ 프레임으로 끌고 가려 한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하면서 했던 반칙과 특혜를 보고 어떻게 유능하다는 말이 나오나. 행정의 달인이라고 하는데 지금 문제가 한둘이 아니지 않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걸 누가 보내줬는데, '윤 후보가 그중 한 개라도 해당이 됐으면 벌써 날아갔을 것'이라고 하더라.”
TV토론 날짜 조정 문제를 두고 민주당 일각에선 택일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기자협회 주관 4자 TV토론이 국민의힘 반대로 당초 추진했던 8일이 아닌 11일로 잡히자, 민주당은 ‘11일이 손 없는 날이냐’고 꼬집었다.)
“일부 민주당 정치인을 보면, 아직도 그렇게 조작하고 선동하는 식으로 이권 정치를 하려는 게 참 한심하다. 안철수 후보가 8일 관훈 토론회가 잡힌 것을 이유로 연기 요청을 해 와 우리가 10일에 하자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그날은 곤란하다고 해 11일로 잡은 것뿐이다. 뭔 택일을 하나.”
집권 시 측근 검사들도 공직에 들일 건가.
“정치 경력이 없는 순수한 검사 출신은 같이 정치하기가 좀 어렵지 않겠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직 심경을 밝히지 않은 것 같은데.
“대통령을 사법처리했다고 자기가 검사로서 대단히 큰 일을 하고 실적을 쌓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좀 모자라는 사람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법적으로 재단하는 게 마음이 편치 않다. (수감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성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고령이었다. 걱정이 많이 됐다.”
정치·경제·외교안보· 사회 각 분야 정책에 대해 발언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상선 기자

정치·경제·외교안보· 사회 각 분야 정책에 대해 발언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상선 기자

◇경제 분야

집값 안정 대책은.
“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품질, 원하는 형태의 집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이끌겠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부동산 공급을 억제하다 보니 서울의 집값이 상승했고, 수도권과 전국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주택 공급은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요건을 완화하고 용적률을 높여주면서 지속적인 민간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집값만은 잡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왜 실패했다고 보나.
“수요 함수를 몰랐던 거다. 집에 대한 수요 함수는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커지는 식이 아니다. 가격 상승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집값 자체가 높아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 기대하면 수요가 는다. 정부가 공급을 꾸준히 늘려준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던지면 집값이 진정될 거라는 판단이 들 것이고, 그만큼 수요도 줄게 된다.”
이재명 후보의 ‘555’ 공약(국력 세계 5위ㆍ국민소득 5만 달러ㆍ주가 5000시대)에 대해선.
“아무 내용이 없고, 현실성도 떨어진다. 성장이 중요한데 무슨 거시정책, 금융정책, 공정거래정책 이런 정책만으로는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없다. 결국 4차 산업혁명에 아주 빨리 과감하게 올라타야 한다.”
현 정부 들어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 공사는.
“재개하겠다.”
탈원전 정책은 폐기하는 건가.
“폐기한다.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를 잘 세우겠다.”

◇외교ㆍ안보 분야

북한을 비핵화의 장으로 이끌 방안은.
“북한하고 비핵화 협상이 잘 안 되더라도 사찰부터 시작해야 한다. 북한이 사찰을 수용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들어가 검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그것에 맞게 안보리에서 경제 제재 완화에 제한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북핵 협상의 대원칙은.
“북한 핵을 놔두면서 우리도 핵무장을 하거나 핵공유를 하면서 핵 군축을 하자는 주장은 굉장히 위험하다. 북한이 실제 비핵화할 가능성이 있든 없든 강력한 경제 제재를 해서 '핵을 갖게 되면 결국 경제는 파국을 맞게 된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사드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전 사드처럼 주한미군이 다시 들여와서 배치하는 방식인가.
“아니다. 자위권 차원에서 우리가 사자는 거다.”
대중 리스크 관리가 더 수월하단 건가.
“2016년 사드 문제가 터졌을 때, 공개는 안 됐지만 중국이 '한국이 직접 사서 보유하라'고 했다는 게 국방 전문가들의 얘기다. 중국은 미·중 간의 핵전력 균형이 깨지는 걸 우려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상선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상선 기자

◇사회 분야

집권 시 측근 검사들을 중용해 보복수사를 할 거란 우려가 있는데.
“왜 A 검사장을 무서워하나. 그 검사가 이 정권에 피해를 많이 입었기에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면 안 되는 건가. 그건 말이 안 된다. 거의 독립운동하듯 해온 사람이다. 일본 강점기에 독립운동해 온 사람이 나중에 그 나라의 정부 중요 직책에 가면 일본이 싫어하니까 안 된다는 논리와 뭐가 다른가.”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건가.
“할 거다. 그러나 대통령은 관여 안 한다. 현 정부 초기 때 수사 한 건 헌법 원칙에 따라서 한 거고, 다음 정부가 자기들 비리와 불법에 대해 수사하면 그건 보복인가. 다 시스템에 따라서 하는 거다.”
대장동 사건을 재수사 해야 한다고 보나.
“재수사가 되지 않겠나. 정신이 제대로 박힌 검사들이 수사한다면, 유동규씨가 다 했다고 볼 거냐는 거다. 권한을 가진 사람,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사람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인데.”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한 ‘7시간 통화 녹취록’을 보면 김씨가 ‘집권 시 어떤 기자들은 가만히 안 둘 것’이라고 했는데.
“홧김에 한 얘기일 거다. 공개적으로 한 발언이 아니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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