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태생 中피겨선수 꽈당에…"중국어부터 배워라" 조롱폭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중국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쇼트 프로그램에서 중국 대표 주이가 넘어져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6일 중국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쇼트 프로그램에서 중국 대표 주이가 넘어져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미국에서 태어나 중국 피겨 대표팀으로 출전한 주이(사진·19) 선수가 첫 출전 경기에서 실수로 넘어진 뒤 중국 네티즌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N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선 "주이가 넘어졌다"란 해시태그가 단 몇 시간 만에 2억뷰를 기록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미국 태생인 주이가 중국에서 태어난 선수의 자리를 빼앗고 중국 국가대표로 뽑힌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건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남긴 댓글에는 1만 명 이상이 공감을 표했다.

결국 6일 저녁 해당 해시태그는 검열돼 노출이 금지됐다고 CNN은 전했다.

주이는 이날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했다. 이는 주이의 올림픽 첫 데뷔전으로, 주이는 중국인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으며 링크 위로 등장했다.

 6일 중국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쇼트 프로그램에서 중국 대표 주이가 넘어졌다. 연합뉴스

6일 중국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쇼트 프로그램에서 중국 대표 주이가 넘어졌다. 연합뉴스

그러나 프로그램 시작 후 첫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착지 과정에서 벽에 부딪힌 주이는 그대로 넘어져 벽에 부딪혔다. 마지막 점프에서도 회전 타이밍을 놓친 주이는 결국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이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중국팀 순위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피겨 단체전은 상위 5개 팀이 결승에 진출해 순위를 겨루는 방식으로 중국팀은 결승에 진출했다.

주이는 경기 직후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다"며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메달수를 국력의 상징으로 여겼고, 이에 많은 선수들이 메달을 따야한다는 심리적 압박에 시달려왔다. 최근 중국 정부는 메달 수를 늘리기 위해 최소 12명의 외국 태생 운동 선수를 영입했고, 주이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200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중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주이는 2018년 중국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로 결정하고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이름도 베버리 주에서 주이로 바꿨다.

그러나 미국에서 오랫동안 지낸 주이가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데다, 첫 경기에서 큰 실수를 범하자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웨이보에는 "주이가 애국심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중국어를 배우게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상징으로 떠오른 중국 스키 국가대표 에일린 구. AP=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상징으로 떠오른 중국 스키 국가대표 에일린 구. AP=연합뉴스

주이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같은 미국 출생으로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마스코트로 떠오른 중국 국가대표 스키선수 에일린 구(18)에 대한 중국인들의 열광과 대비된다고 CNN은 지적했다.

에일린 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지만 중국으로 귀화하면서 이번 올림픽에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 출전했다. 에일린 구는 화려한 연기와 뛰어난 미모로 중국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고, 더욱이 유창한 만다린어 실력과 중국 문화에 대한 해박함을 보이면서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상징이 됐다. '에일린 구의 첫 출전'이라는 해시태그가 6일 저녁 3억뷰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