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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장사 짭짤했네, 작년 14조원 번 은행들 성과급 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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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14조원을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에 은행 ATM 기기가 나란히 설치돼 있는 모습. [뉴시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14조원을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에 은행 ATM 기기가 나란히 설치돼 있는 모습. [뉴시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1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실적에 각 은행은 기본급의 300%에 해당하는 돈을 성과급으로 지급하지만, 이자 장사에 따른 잔치란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14조4349억원으로, 2020년 10조8143억원보다 33% 늘어날 전망이다.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낸 2019년(10조9790억원)보다 많다.

KB금융의 순이익 전망치가 4조4535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4조1731억원)과 하나(3조3064억원), 우리(2조5019억원) 등의 순이다. 4대 금융지주는 오는 8일 KB금융을 시작으로 지난해 실적 발표에 나선다.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금융지주의 호실적은 은행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등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대출 이자까지 오르며 은행들의 수익성이 나아졌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위기로 대출 수요는 급증했지만, 대손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익이 커졌다”고 말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 연체 등으로 발생할 손실을 대비해 은행들이 미리 쌓아두는 비용이다. 향후 손실 위험이 사라지면 다시 이익으로 돌릴 수 있다. 주요 은행들은 2020년에는 코로나19를 대비해 대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지난해에는 규모를 줄였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 규모는 5조715억원으로 2020년 말(5조4005억)보다 감소했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면서 은행 직원의 성과급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우리은행 노사는 최근 기본금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 등에 합의했다. 여기에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와 100만원을 추가하기로 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300%가 넘는다. KB국민은행도 성과급을 월 통상임금의 300%를 지급하기로 해 전년도(통상임금 200%+150만원)보다 늘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약 300%를 받는다.

다만 성과급 잔치에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로 늘어난 대출 수요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주요 요인인 데다, 높은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로 인한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지난해 12월 2.21%포인트로, 2019년 8월 이후 최대다.

정치권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예대금리차의 주기적 공시를 의무화하고, 금융당국이 이를 점검하도록 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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