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아들 떠나보낸 바이든 “25년간 암 사망률 절반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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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향후 25년간 미국의 암 사망률을 최소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암 문샷(cancer moonshot)’ 계획을 제시했다고 CNN·AP통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리는 암을 극복하기 위해 암 환자와 가족들을 더 잘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최소 50%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의원, 당국자, 암 공동체 회원 등이 참석했다.

문샷은 ‘큰 도약’ ‘혁신적인 계획’ 이란 뜻으로, 단기간에 뛰어난 결과를 얻기 위한 프로젝트에 종종 언급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암 연구를 위해 8년간 18억 달러를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이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퇴임 후 암치료 개선을 위한 ‘바이든 암 이니셔티브’를 설립할 정도로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장남인 보 바이든을 2015년 뇌암으로 먼저 떠나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역임했던 보를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로 여길 정도로 아꼈다.

2020년 대선 도전을 선언한 뒤 한 방송사와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아닌 아들 보가 대선에 출마했어야 한다며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에는 암 검진과 조기 발견을 중시하면서 가정 검진 등 접근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전염병 대유행기간 암 검진을 받지 못한 950만 명이 검진을 받도록 하는 계획도 들어 있다.

또 백악관에 담당자를 신설하고, 보건복지부, 보훈부, 에너지부 등 18개 연방 기관이 포함된 ‘암 대응 내각’을 꾸리기로 했다.

환자와 간병인, 생존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의료계와 제약회사, 암 환자 등이 참여하는 각종 회의와 라운드테이블 등을 개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암학회는 올해 190만 명의 신규 암 환자가 발생하고 60만 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산했다. 암 사망률은 2000년 인구 10만 명당 200명에서 현재 146명으로 감소하는 등 25% 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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