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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가족템으로 딱…자연을 품었다, 나무반지 만드는 법 [아이랑G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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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온가족이 함께 만들기 좋은 ‘나무 반지 공예’ 이야깁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선물, ‘나무 반지’

‘악토버 핑거스’ 공방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나무 반지. 소재·디자인·크기 등을 택해 나만의 나무 반지를 만들 수 있다.

‘악토버 핑거스’ 공방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나무 반지. 소재·디자인·크기 등을 택해 나만의 나무 반지를 만들 수 있다.

멀리서 울창한 숲을 이룬 모습을 보면 가슴이 뻥 뚫리고, 가까이서 뜯어보면 왠지 모를 따뜻함과 포근함을 안겨주는 식물, 나무. 나무는 집·가구·종이·생활 소품 등 우리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재료다. 이런 나무를 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나무 반지’를 만드는 곳이 있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나무 공방 ‘악토버 핑거스’의 문을 두드리자 정승주·황정하 대표가 반갑게 인사했다.

나무 반지·케이스 등 작은 소품을 주로 만드는 악토버 핑거스는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좋아하던 정 대표가 8년 전 만든 공간이다. “대학 시절 패션디자인을 공부했지만, 아무래도 패션은 상업적 목적이 크다 보니 어릴 때 생각한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들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플리마켓 같은 데서 팔았고, 경험을 쌓다 보니 공예가 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겼다. 워킹 홀리데이로 1년간 일본에 머무르며 마켓도 나가고, 큰 전시도 체험했다. 한국에 돌아와 액세서리 회사에 잠깐 다녔고, 결국 창업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소설 ‘해리 포터’의 이니셜을 딴 ‘HP'와 번개 모양을 새긴 연규원 학생모델의 나무 반지.

소설 ‘해리 포터’의 이니셜을 딴 ‘HP'와 번개 모양을 새긴 연규원 학생모델의 나무 반지.

이서정 학생모델은 아이유 팬클럽 ‘유애나’의 상징을 음각으로 새기고, 달 모양을 더해 감성적인 느낌을 살렸다.

이서정 학생모델은 아이유 팬클럽 ‘유애나’의 상징을 음각으로 새기고, 달 모양을 더해 감성적인 느낌을 살렸다.

목공예·나무 주얼리의 장점은.
공예에 관심이 많아 도자기·가죽·금속 등 여러 공예를 체험해봤다. 그중에서도 목공예는 특히 직관적이다. 내가 깎는 대로 표면·형태가 보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바로 수정할 수 있다. 따뜻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액세서리에 많이 쓰이는 금속 같은 경우 외부 온도에 따라 착용감이 달라진다. 겨울에는 차갑기 때문에 이질감이 많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무 액세서리는 외부 온도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포근하다. 또 나무는 부드럽기도, 거칠기도 하면서 곡선·각·면이 살아있다. 소재 자체에서 다채로운 힘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아직 다른 공예에 비해서는 덜 알려진 면이 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힘든 와중에도 꽤 많은 분이 나무 반지 공예 클래스를 찾는다.
나무 반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조각·형태 만들기 등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 몸에 붙어있는 액세서리라서 착용감이 가장 중요하다. 나무로 만든 책상·의자 등 가구도 쓰다 보면 거칠어지거나 가시가 돋곤 한다. 사포·연마 등 마무리 작업이 중요한 이유다. 나무 반지 수업 때도 마무리에 공을 들이라고 강조한다. 손은 여기저기 부딪히거나 물에 자주 닿기 때문에 반지와 오래 함께하기 위해 꼼꼼한 마무리 작업은 필수다.
악토버 핑거스 정승주 대표.

악토버 핑거스 정승주 대표.

착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나무이기 때문에 격한 운동이나 심한 충격에는 주의해야 한다. 나무 특성상 수분에 취약할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반지를 만들 때는 합성·소프트 우드가 아닌 하드 우드(원목)를 사용해서 손 씻을 때 물에 닿는 정도는 괜찮다. 하드 우드는 아주 단단하고 수분에도 강해 웬만해서는 썩거나 종이처럼 찢기지 않는다. 단, 사람 피부처럼 건조해질 수 있으니 가끔 오일로 관리하면 나무 고유의 색도 살아나고 단단해져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포도씨유나 베이비오일을 살짝 끓였다 식힌 뒤, 반지 표면에 발라 나무가 오일을 충분히 흡수하도록 5~10분 정도 둔다. 남은 오일은 키친타월로 닦아내면 된다.
나무 고유의 색·결도 매력적이지만, 조금 단조롭기도 하다. 나무 위에 색을 입힐 수도 있나.
페인트·오일스테인 등 화학적 재료를 입히는 방법이 가장 흔하고, 천연 재료로는 옻나무의 수액을 바르는 옻칠도 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방법은 아니다. 아무리 비싼 나무를 사용해도 코팅하거나 색을 칠하면 인공적인 느낌이 강해져 원목 고유의 미를 살릴 수 없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느낌도 달라지고, 자연스럽게 세월이 녹아드는 게 원목의 장점이다.
주로 어떤 이들이 공방을 찾는가.
커플링을 만드는 20~30대 커플이 가장 많다. 요즘엔 혼자 오는 분들도 늘어나는 추세고, ‘나무 반지는 처음 본다’며 좋아하는 외국인 손님도 있다. 가끔 외부에서 청소년 대상 교육을 하는데, ‘어려서 만들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무색하게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 사실 목공예라 하면 막연하게 느껴지는데, 나무 반지처럼 상대적으로 간단한 분야를 체험하면서 재능·소질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진로를 고민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본격적으로 나무 반지 만들기에 앞서 황 대표가 원목에 관해 설명했다. “가장 밝은 너도밤나무의 경우 향·독성이 없어 식기류를 만들 때 많이 쓰인다. 올리브 나무는 매끈하고 기름이 많으며 무늬가 있고, 호두나무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나무색, 밝은 갈색이다. 유창목은 굉장히 특이한 나무다. 초록빛을 띠고, 깎다 보면 풀 냄새 같은 향기도 느낄 수 있다. 기름이 매우 많아 가공 후 반짝반짝 빛나며, 물에 강하고 단단해서 배를 만들 때 쓰이기도 한다. 장미목은 소리 울림이 좋아 바이올린·기타 같은 악기에 많이 쓰인다. 색이 10가지 정도 섞여 아름답고, 깎을 때 은은한 장미 향이 난다. 레드하트와 퍼플하트는 나무의 심장, 즉 심 부분이 각각 빨강·보라색인 데서 붙은 이름이다. 보고테(보코테)는 마치 호랑이 같은 무늬를 띤다. 또 다른 붉은색 나무 파덕은 아프리카에서 주로 자라는데, 원주민들이 신성시하는 나무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흑단은 유청목처럼 단단하고 검은색을 띤 나무로, 칼자루·장식품 등에 쓰인다.”

황 대표는 “표면이 매끈한 나무는 완성 후 반질반질해지고 부드러운 나무는 보들보들한 느낌이 살아있다”며 “햇빛·공기에 노출되면서 색이 더 선명해지고 무늬도 눈에 잘 띈다는 점을 고려하라”고 당부했다. 속에 나무를 덧대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소중 학생기자단은 퍼플하트·레드하트 등 각각 2개의 나무를 선택했다. V컷 디자인, 앞면이 평평한 디자인 등 원하는 형태를 택한 뒤 손가락 호수까지 재면 정 대표가 기계를 이용해 나무 반지의 전체적인 틀을 잡는다.

사포를 담은 기계를 이용해 반지 모서리 부분을 다듬는 모습(위 사진)과 줄을 이용해 V컷 모양내기를 하는 모습.

사포를 담은 기계를 이용해 반지 모서리 부분을 다듬는 모습(위 사진)과 줄을 이용해 V컷 모양내기를 하는 모습.

이제부터는 수강생의 몫이다. V컷 디자인을 택했다면 나무를 깎는 도구 ‘줄’로 가장자리를 깎아내야 한다. 반지를 다듬을 때는 엄지·검지·중지를 이용하고, 작업대가 움직이지 않도록 손으로 꼭 누른다. 줄의 거친 부분이 나무에 닿기만 해도 쉽게 밀려 나가기 때문에 힘을 빼고 여러 번에 걸쳐 깎으면 된다. 평평한 디자인을 골랐다면 반지의 가장자리 부분을 부드럽게 다듬는 작업이 먼저다. 사포를 감은 기계를 악수하듯이 잡고, 곡선을 그리며 둥글게 지나간다. 한 번에 많이 다듬고 싶은 마음에 힘을 지나치게 세게 주거나, 너무 오래 대고 있으면 울퉁불퉁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모양이 얼추 나오면 기계가 아닌 사포 조각을 이용해 손으로 직접 문지르는데, 사포가 지나갈수록 반지는 매끈해지고 부드러워진다. 마지막으로 새기고 싶은 무늬를 택한다. 오일 코팅까지 마치면 구석구석 내 손길이 닿아 더욱 소중한 나무 반지 완성이다. 이번 주말, 온기가 담긴 나무 반지와 함께 잠시 숨 고르며 여유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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