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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여가부 폐지' 때린 이해찬 "툭 내뱉는다고 정책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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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해찬(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단문 공약'에 대해 "검찰 신문하듯 툭 내뱉는다고 다 정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소통 플랫폼 '이재명 플러스'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야당 후보들이 정책 경쟁에 나선 것을 언급하며 "좀 늦긴 했지만, 어쨌든 선거에서 정책 경쟁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정책 경쟁이면 다 좋냐, 그건 아니다. 진정성이 없는 정책은 갈등만 유발하고 해악이 깊다"며 윤 후보가 지난 주말 발표한 '여성가족부 폐지' 정책을 언급했다.

그는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로 정책을 발표했다고 언론들에서 난리법석인데, 발표한 후보나 그걸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언론 모두 참 한심한 일"이라며 "국민들께 정책을 발표할 때는 최소한 ‘왜 필요하고, 그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효과들은 어떻게 보완하겠다’ 정도는 이야기해야 한다. 이 경우 이른바 성평등을 포함한 평등 거버넌스를 앞으로 어떻게 꾸리겠다 정도는 얘기해야 최소한의 예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슨 검찰 신문하면서 사람 말 문지르듯 툭 내뱉는다고 정책이 아니다"라며 "(지지율 하락으로) 국면이 불리하니 지지율 조금 얻자고 사회 갈등에 불 지르면서 밑도 끝도 없이 툭 내뱉는 그런 정책은 진정성도 없고 나라의 미래나 국정 운영에 대한 철학도, 생각도 없는 고약한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최근 후보들 간 인신 공격이 아닌 '정책 대선'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것에 대해 호평하며 "이재명 후보 네거티브나 반문재인 정부, 반민주당만 가지고는 안된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는 것"이라며 "사실 네거티브나 안티(anti) 선거 운동은 모르핀처럼 반짝 효과는 크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선거든 국정 운영이든, 모르핀 중독에 걸리면 결국 망한다. 자꾸 더 강도만 높이다가 결국 휘청거리면서 속된 말로 '한 방에 가 버리게' 마련"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진정성 있는 정책 행보는, 꾸준한 운동처럼 효과는 느리지만 축적되는 것"이라며 "약물 도핑보다 땀 흘려 기초체력을 다진 선수가 긴 레이스에서는 승리하듯이, 좋은 정책을 축적한 후보가 결국 길고 큰 선거에서는 이기는 법"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 민주당의 가치는 민주, 민생, 평화다. 민주당 정책팀은 이 가치의 방향을 놓지 않으면서 지금 2022년 현재 국민이 원하고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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