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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초부터 미사일 발사…대선 이후 '더 큰 위협' 예고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2022년을 시작했다.

북한이 지난해 9월 28일 처음으보 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5일 북한의 발사체가 화성-8형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

북한이 지난해 9월 28일 처음으보 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5일 북한의 발사체가 화성-8형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쯤 북한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쪽으로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 1발이 발사됐다. 합참은 “포착된 제원의 특성을 고려해 한ㆍ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발표했다. 단 구체적인 발사 장소와 정점 고도, 사거리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발사는 지난해 10월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이후 78일 만이다.

자강도는 북한이 평안북도 일부를 떼서 만든 행정구역이다. 서해와 붙어 있지 않은 내륙이다. 이곳에서 쏴서 동해에 떨어졌다면 북한을 관통해서 날아갔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통상적인 탄도미사일 궤도라면 약 500㎞를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8시 23분쭘 북한의 발사체가 동해상에서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하는 정부 소식통은 “이날 북한 발사체의 궤도가 통상의 탄도미사일과 다르기 때문에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탄도미사일이라면 발사 후 상승해 정점고도를 찍은 뒤 내려오는 궤도를 그린다. 5일 발사체는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최근 1년 북한 미사일 발사 일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최근 1년 북한 미사일 발사 일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와 관련 북한이 지난해 9월 28일 첫선을 보인 화성-8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다시 시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초음속은 마하 5(시속 약 6125㎞) 이상의 속도다.

화성-8형은 최대 사거리 5000㎞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에 오징어와 비슷한 모양의 탄두부를 단 미사일이다. 정점고도를 지나면 탄두부가 글라이더처럼 미끄러져 비행한다.

지난해 9월 화성-8형 발사지도 자강도 지역이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화성-8형을 다시 쐈다면 북한은 지난해 9월 분리 후 하강을 중점적으로 검증했고, 이번엔 최고속도를 낼지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현대전에 상응한 위력한 전투기술기 재개발 생산을 힘있게 다그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발사를 놓고 북한이 한국의 대선 격변기를 맞아 안보 공백을 노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북한은 2012년 대선을 코앞에 둔 그해 12월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발사체인 은하-3호를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또 이번 발사를 통해 ‘대선 이후’를 예고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를 향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요구했던 이중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도발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고 알리는 압박 통지문 성격의 발사다.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는 “북한은 나름 미사일 개발 스케줄을 세웠겠지만, 발사 일정은 정치 상황을 고려해 정한다”며 “한국과 미국이 국내외 사정 때문에 북한에 대해 신경을 덜 쓰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다양한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번 발사에 대한 중앙일보 질의에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위협"이라면서도 "우리는 북한에 대해 외교적인 접근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에 참여하도록 촉구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을 방어한다는 미국의 약속은 여전히 철통과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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