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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중립 논란 부른 文 마지막 신년사…野 "동트기전 가장 어두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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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사의 키워드는 통합과 계승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공개한 신년사에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며 “적대와 증오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을 담는 통합의 선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유한하지만, 역사는 유구하다”며 “앞선 정부의 성과가 다음 정부로 이어지며 더 크게 도약할 때,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로 계속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주시고 ‘좋은 정치’를 이끌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정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20분에 달한 신년사의 대부분을 할애해 자신의 임기 중 이룬 성과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2022년 임인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2022년 임인년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이 국민 위에 군림하지 못하도록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권력기관 개혁을 제도화했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로 요약되는 검찰개혁을 가장 큰 성과로 내세웠다. 또 “우리가 주도해 나간 남북대화와 북ㆍ미대화에 의해 지금의 평화가 어렵게 만들어지고 지탱돼 왔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며 멈춰서버린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K방역의 우수함이 저절로 비교됐다”, “경제는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 “경제의 놀라운 성장과 함께 소득불평등과 양극화가 개선됐다”며 “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가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우리 국민이 이룬 국가적 성취를 부정하거나 폄하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음 정부에 보다 튼튼한 도약의 기반을 물려주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 이어 온라인 화상 대화로 진행된 신년인사회에서는 “임인년 새해 우리는 기호지세(騎虎之勢) 속에 있다”며 “퇴행해서는 안 된다. 호랑이를 타고 더욱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지세’는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氣勢)’라는 뜻으로, ‘호랑이 등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形勢)’를 뜻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다음 정부에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게 하겠다”며 부동산 실패에 대한 책임은 이번 정부로 한정시키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앞선 정부의 성과가 다음 정부로 이어지며','좋은 정치','기호지세' 등 문 대통령의 신년사 표현을 놓고 정치권에선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발전적 계승’을 공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황규환 대변인은 “임기 내내 집 가진자와 못 가진 자, 임대인과 임차인, 기업과 노동자, 심지어 의사와 간호사마저 편 가르기로 일관했던 대통령이 ‘통합의 선거’를 운운할 자격은 없다”며 “‘정권실패 백서’를 써도 모자랄 판에 ‘문재인 정권 시즌2’는 기호지세고, 정권교체는 퇴행으로 몰아간 또다른 갈라치기와 다름없는 신년사”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정부의 성과를 이어받아 국민 행복을 위해 중단없는 발전을 이뤄나가겠다”고 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지만 해는 반드시 떠오른다. 새 대한민국을 만들고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사회에서는 박병석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정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시민사회계에서는 박미경 환경운동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문 대통령은 넉달 남은 임기동안의 과제로는 코로나 극복을 통한 일상의 회복, 선도국가로의 도약, 복지 향상과 주거 안정 해결, 평화의 제도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남북 문제와 대해선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까지 남북관계 정상화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길을 모색하겠다”며 대선 직전 ‘깜짝 대화’ 등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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