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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거물도 달려간다…중국은 지금 '생명과학' 붐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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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떠나 BIO로 가는 거장들

지난 3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의 황정(黃崢)창업자 겸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인생 2막에 도전한다”며 향후 식품과학·생명과학에 대한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字節跳動) 창업자 장이밍(張一鳴)도 지난 5월 사임했다. 그는 “CEO직을 내려놓고 향후 10년 동안 더 큰 시각으로 회사의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하겠다”며 교육 기술과 뇌 질병 연구와 같은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그 이전에 마윈, 마화텅, 리옌훙, 왕샤오촨과 같은 IT 거물들 역시 생명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제고해왔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이처럼 중국 IT 거장들은 생명과학 분야를 '제2의 봄'으로 간주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중국 생명과학 분야에 막대한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 항체 및 분자 효소 시약의 핵심 공급업체인 ‘AB클론(愛博泰克·ABclonal)’은 12억 위안(약 2233억 5,600만 원)의 D라운드 펀딩을 완료하며 업계의 다크호스로 등극했다.

생명과학 분야의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AB클론은 계속해서 자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설립 이후 총 8차례의 자금 조달을 수행했으며 지난해 12월엔 C라운드에서 6억 위안의 투자를 받았다.

훙산중국(紅杉中國), 노신창투(魯信創投), 초은국제(招銀國際), 로얄 밸리 캐피탈(Loyal Valley Capital), 타이캉생명보험 등 여러 기관이 AB클론의 투자에 적극 참여했다.

AB클론은 어떻게 높은 인정을 받을 수 있었을까.또 생명과학이라는 분야가 어떻게 IT 거물들의 귀결점이 되었을까.

ⓒABclonal

ⓒABclonal

AB클론은 2011년 설립된 중국 생명과학 항체 및 분자 효소 시약 공급업체다. 시약 원료 분야에서의 제품 연구개발 및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상하이의 한 바이오 회사에서 바이오의약품 항체 판매 일을 했던 창업자 우즈차이(吳知才)는 2011년 중국 우한에서 ‘중국 자체 항체’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회사를 열었다.

2015년 우즈차이는 우한에 항체 생산 기지를 건설해 연간 동물 2만 마리를 사육하고 1만 개 이상의 항체 생성에 성공했다. (여기서 말하는 항체는 형질세포에서 나오는 Y형 단백질로 척추동물의 혈청 등 체액에 주로 존재한다. 면역 체계에서 세균, 바이러스 등 이물질을 식별하고 중화하는 데 쓰인다.)

현재 AB클론은 미국 보스턴과 상하이에 항체 및 분자 효소 R&D 센터를 두고 있으며, 우한 바이오레이크 (光谷生物城)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또 중국 본토,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국가에 지사를 두어 직접 거래하며 해외 매출이 50%를 차지한다.

ⓒABclonal

ⓒABclonal

또 지난해 미국 yurogen 인수를 통해 비임상시험 수탁기관(CRO) 분야에 정식 진출했다. 이로써 사업 범위는 항체 과학 연구에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키트, 활성 재조합 단백질, 항체 원료 진단, 효소면역분석법(ELISA) 키트 등으로 확장되었으며 “시약 + CRO 서비스 + 설비 및 자동화”의 원스톱 솔루션 공급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해당 분야의 성장이 가팔라짐에 따라 글로벌 항체 및 분자효소 시약의 핵심 공급업체인 AB클론의 성장 역시 눈 여겨볼 만하겠다.

ⓒ湖北日?

ⓒ湖北日?

생명과학 분야의 성과와 제품 상업화의 속도가 빨라지며 세계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R&D 투자도 늘고 있다. 2019년 전 세계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자금은 1514억 달러(약 180조 원)에 달했으며 이 중 중국의 연구 자금은 135억 8482만 달러(약 16조 원)로 전체 글로벌 연구 자금의 8.3%를 차지했다.

글로벌 바이오시약 시장 규모는 2015년 128억 달러에서 2019년 175억 달러, 2024년 246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타이핑양증권(太平洋證券)은 중국 시장은 2019년 136억 달러에서 2024년에는 260억 위안으로 연간 복합 성장률 13.8%로 세계 성장률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중국 바이오 시약 시장 규모 비교 그래프. ⓒ타이핑양증권(太平洋證券)

전 세계& 중국 바이오 시약 시장 규모 비교 그래프. ⓒ타이핑양증권(太平洋證券)

그러나 중국 바이오시약 산업의 늦은 출발로 인해 AB클론을 비롯한 바이오시약업체들은 아직 핵심 원료기술, 생산기술 등의에서 글로벌 거물들과 일정한 격차를 보이며, 중국 바이오시약 시장은 여전히 수입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중국 분자생물 시약 시장에서의 외자 기업 점유율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으며, 그중 미국 써모피셔(ThermoFisher), 네덜란드 퀴아젠(Qiagen), 일본 다카라 메디칼(Takara), 미국 바이오 래드(Bio-Rad) 등 외국 4대 기업이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했다. AB클론의 점유율은 0.5%에 불과했다.

중국 생명과학 시장 경쟁 분포. ⓒ타이핑양증권(太平洋證券)

중국 생명과학 시장 경쟁 분포. ⓒ타이핑양증권(太平洋證券)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지만, 생명과학 산업은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며 시장 규모 또한 큰 증가세를 유지했다. 중국 정부 역시 해당 산업을 새로운 과학기술 및 산업혁명 제도의 고점을 선점하는 중요한 전략 분야로 여기며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국면에서 중국의 바이오의약 산업은 국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산업으로, 해외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화 실현을 위한 선진기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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