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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장님은 어디에"…수장 없는 경기 산하기관 7곳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23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관광공사 사장 인사청문회. 경기도의회

지난 23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관광공사 사장 인사청문회. 경기도의회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들이 ‘선장’ 공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기관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거나 채용 공모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경기도와 각 산하기관 등에 따르면 경기도 산하 27개 공공기관 중 현재 7곳(약 26%)의 기관장이 공석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경기평택항만공사, 경기관광공사, 경기연구원, 경기테크노파크,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경기복지재단 등이다.

수장 찾는 경기도 공공기관 7곳…“적임자가 없다”

해당 기관들 모두 기관장 모집 공고를 내고 공모 절차를 진행했으나 실패했다. 지난해 12월 유동규 전 사장이 사퇴한 이후 1년 넘게 수장 자리가 비었던 경기관광공사는 이달 초 이재성 전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를 사장 후보자로 내정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자질 논란이 제기됐다. 경기도의회가 ‘부적격’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자 이 후보자는 지난 28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사장으로 내정됐던 맛 칼럼니스트황교익씨에 이은 두 번째 자진 사퇴다.

지난 9월부터 원장이 공석인 경기테크노파크 전경. 경기테크노파크

지난 9월부터 원장이 공석인 경기테크노파크 전경. 경기테크노파크

경기연구원은 지난 10월과 11월 두 차례 원장 채용 공고를 냈으나 최종 불발됐다. 1차 공모에 2명, 2차 공모에 5명이 지원했지만, 심사 결과 “마땅한 후보자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경기테크노파크, 경기평택항만공사도 1차 공모에서 적격자를 찾지 못해 현재 2차 공모를 진행 중이다. GH는 최근 사장 채용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인선에 들어갔다.

지방선거 앞두고 모집에 어려움, 채용 계획 접기도

공공기관들이 기관장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영향이 크다. 새로운 단체장이 선출되면 상당수 산하 공공기관장이 이른바 ‘물갈이’된다. 임명돼도 임기가 짧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거나 전문성 등을 갖춘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부 기관은 채용 절차를 보류하고 있다. 지난 10월 경기도에 대표 모집 공고를 제안했던 경기복지재단은 시기가 모호하다는 판단하에 보류했다. 채용이 불발된 경기관광공사와 경기연구원 등도 추가 공고를 낼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 공공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고 해도 추진이 더딜 수 있다.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차기 경기지사 취임 이후에 새로운 기관장이 임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렇게 되면 기관장 공백이 7개월 이상 더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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