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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민족 음악회|통일 위한 "화음조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남북한과 해외동포 음악인들이 민족분단 45년만에 처음 평양에서 갖는 통일을 염원하는 음악회는 남북문화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9회 윤이유음악제(12∼16일)악 범민족통일음악회(17∼23일)에 참가하기 위해 황병기 교수(이대)를 단장으로 하는 서울전통음악연주단의 음악인 14명과 신문기자 3명등 17명이 14일 오전 판문점을 지나 북한땅에 들어서게 된 것은 정부나 준 정부기구가 아닌 민간차원의 첫남북교류라는데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으며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90년 8욀1일 공포)에 따른 첫 방북사례이기도 하다.
범민족통일음악회 준비위원장을 맡은 재독 작곡가 윤이유씨의 초청과 북한당국의 신변안전보장에 따라 북행 길에 오른 음악인은 ▲황병기(가야금연주 및 작곡가) ▲김월하(여창가곡 인간문화재) ▲오정숙(판소리 명창) ▲오복녀(서도소리 인간문화재) ▲김광숙(서도소리 이수자) ▲정철수(본명 정화영·고수및 대금연주자) ▲홍종진(대금연주자) ▲윤인숙(소프라노) ▲노동은(목원대 음대교수) ▲김정수(장구연주자)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김덕수·이광수·강민석·김운태씨등 대부분이 국악인.
지난 8일 남북한 양측 연락관이 판문점에서 가진 마지막 실무접촉 결과에 따라 이 음악회 참가자 일행은 23일까지 북한에 머무른 뒤 24일 낮12시 다시 판문점을 통해 서울로 돌아온다. 또 연주자들은 북한체류기간 중 5회의 공연(일시와 장소는 미정)을 갖게 되며 주최측이 베푸는 환영만찬과 송별만찬에도 참가하되 정치적인 행사는 일체 참관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이 기간중 주최측은 음악인들이 서울로 연락할 수 있는 전화 외에 신문기사 및 사진전송을 위한 전화회선을 체공케 된다.
범민족통일음악회 개막식에서는 서울전통음악연주단이 길어간 한라산 백록담의 물과 백두산 천지의 물을 섞어 개막식 참가자들이 나눠 마시는 할 수제가 마련되기도 한다.
최종 결정된 서울전통음악연주단의 공연프로그램은 ▲김월하의 시조『마음이 지척이면…』 ▲황병기의 가야금독주 『비단길』(황병기 작곡) ▲윤인숙의 성악곡『고향의 달』(박목월시·황병기곡), 『엄마야 누나야』(김소월 시·이성천곡), 『우리는 하나』(황병기시·곡) ▲홍종진의 단소독주『청성곡』 ▲오복녀·김광숙의 시도민요『수심가』『잦은 난봉가』『개타령』 ▲정철수의『대금산조』 ▲오정숙의 판소리『심청가』중 「부녀상봉장면」 ▲김덕수패의 사물놀이 등이다.
한편 범민족통일음악회에는 캐나다·미국·중국·일본 등 해외동포음악인들도 상당수 참가하며 북한의 친지들을 만나기 위해 북경을 통해 북한을 방문중인 해외동포들도 대거 이 음악회를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고위 회담·남북통일 축구대회·뉴욕의 남북영화제등 각 분야에 걸친 남북간의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범민족통일음악회가 남북간의 본격적인 문화예술교류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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