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적도 부근서 다량의 물 발견…생명체 살았을까?

마리너협곡. 유럽우주국 제공=연합뉴스

화성 적도 부근에서 역대 최대량의 물이 관측됐다. 15일(현지 시각) CNN은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MOS) 소속 공동 연구팀이 화성 탐사 궤도선이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도 부근의 마리너계곡에서 상당한 수준의 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을 행성과학분야 학술지 이카루스에 게재했다.

이번에 물을 발견한 화성 탐사 궤도선은 ‘가스추적궤도선(TGO)’으로, 지난 2016년 착륙선 '스키아파렐리'와 함께 발사된 화상 탐사 프로젝트의 첫 번째 탐사선이다. 유럽우주국과 러시아연방우주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는 '엑소마스'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물이 발견된 마리너계곡은 깊이가 8km, 길이가 4500km에 이르러 태양계 최대 협곡으로 꼽힌다.

이번 발견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극지방보다 기온이 높은 적도 부근의 지표 1미터 아래서 상당량의 물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화성에서 발견된 물은 극지방 지표 부근에서 얼음 형태로 소량 발견된 것이 전부였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에서 궤도선에 장착된 ‘고해상도 고온열 중성자 검출기(FREND)’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연방우주국 수석 연구원 알렉세이 말라호프는 “FREND 관측 결과 이 지역에서 다량의 수소가 발견됐고, 이 수소가 물 분자와 관련된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지역의 표피 근처 물질의 최대 40%가 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말라호프는 또 “마리너 계곡 중앙 부분이 물로 꽉 차 있을 수 있다는 얘기”라며 “이곳은 기온이 낮아 건조한 흙 아래 얼음이 영구적으로 남아 있는 지구의 영구동토층과 유사하다”고 했다.

다만 마리너계곡에 매장된 물이 어떤 형태로 남아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콜린 윌슨 박사는 “이 연구가 거주 가능한 행성을 찾고, 과거 화성에 생명이 살았는지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