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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업체 수수료 다 내리는데, 온라인몰만 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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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백화점·대형마트·아울렛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사 입점업체의 수수료율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라인쇼핑몰의 수수료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까지 크게 늘면서다. 임대료 등은 내지 않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물게 되는 ‘수수료 역전’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분을 기준으로 한 온라인 쇼핑몰의 실질수수료율은 10.7%다. 전년도 9%에서 1년 사이 1.7%포인트 증가했다. 실질수수료율은 판매가격에서 실질적으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비율을 뜻한다. 판매촉진비(판촉비), 배송비 등을 포함해 계산한다. 상품을 할인 판매할 때 유통업체와 비용 부담을 나누면 계약 수수료율인 명목수수료율에 비해 실질수수료율은 낮아진다.

온라인만 오른 입점업체 부담 실질수수료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온라인만 오른 입점업체 부담 실질수수료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실질수수료의 경우 입점업체가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수수료율을 부담하는 TV홈쇼핑마저 전년보다 감소했다. TV홈쇼핑의 지난해 실질수수료율은 28.7%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줄었다. 대형마트는 19.4%에서 18.8%로, 백화점은 21.1%에서 19.7%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온라인 몰을 제외하고는 입점업체에게 조금씩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는 의미다.

브랜드별로 비교하면 온라인쇼핑몰에서 쿠팡의 수수료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쿠팡의 실질수수료율은 31.2%에 달한다. 카카오 선물하기(14%), SSG(9.6%), GS SHOP(9.2%) 등이 뒤를 이었다. 쿠팡이 다른 경쟁 쇼핑몰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수료를 입점업체가 부담토록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은 전년도와 비교해도 수수료율 증가세가 가팔랐다. 2019년 쿠팡의 실질수수료율은 18.3%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패션 상품에서 쿠팡이 물류·배송까지 포함한 특약매입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쿠팡은 상품 99%를 직매입 방식으로 판매하지만, 1%라고 해도 수수료율이 너무 높고, 매출액으로 작지 않기 때문에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상으로 체결하는 수수료 비율인 명목수수료율로 비교하면, 온라인 쇼핑몰의 권력 상승이 더 두드러진다. 온라인쇼핑몰 명목수수료율은 지난해 평균 16.7%로, 전년(13.6%)보다 3.1%포인트가 증가했다. 아울렛 매장 입점업체의 평균 명목수수료율(17.6%)에 육박했다. 백화점과 아울렛·복합쇼핑몰은 명목수수료율을 줄이고, TV홈쇼핑과 대형마트도 전년보다 큰 차이가 없었다. 온라인쇼핑몰만 단독으로 계약서상 수수료율을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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