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000, 코스피 장중 2900선 붕괴…“앞으로 2주가 고비”

중앙일보

입력 2021.11.30 00:02

업데이트 2021.11.3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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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살아나려던 경기에 ‘오미크론’ 공포가 엄습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도 제동이 걸리며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에 경기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주가지수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29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오미크론 변수에 일제히 하락했다. 장중 코스피 2900선, 코스닥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2%(27.12포인트) 내린 2909.32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월 6일(2908.31) 이후 두 달여 만에 최저치다. 우려했던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까지는 아니었지만,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로웠다. 코스피가 장중 2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월 4일(2869.11) 이후 11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 전 거래일보다 1.35% 하락한 992.34에 마감했다. 이날 개인은 76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100억원, 4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일본 닛케이(-1.63%)와 대만 자취안 지수(-0.24%) 등 아시아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내년 경제 회복 기대에 ‘오미크론’ 찬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내년 경제 회복 기대에 ‘오미크론’ 찬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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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FTSE100, 독일 DAX, 네덜란드 AEX를 비롯한 유럽 주요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한국시간 오후 10시 현재 대부분 전 거래일 대비 1% 내외의 오름세를 보인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혼조세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0.3원 오른(환율은 하락) 달러당 1193원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11%포인트 오른 연 2.266%로 마감했다. 3년물 금리는 0.019%포인트 내렸다.

기재부, 긴급 금융 점검회의 소집

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주 예정에 없었던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이날 오전 긴급 소집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오미크론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이 바이러스와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한다고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온기가 돌기 시작했던 내수가 다시 얼어붙게 생겼다. 한국은행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대내외 경기 회복에 힘입어 내년 경제가 3% 성장하겠다고 전망했는데, 실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오미크론 위협이 현실이 된다면 내년 민간 소비가 늘고(전년 대비 3.6~3.9%), 취업자 수도 더 늘어난다(25만~30만 명)는 전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이미 지난 28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보다 전파력은 높은 대신 중증으로 갈 위험은 낮다는 전제 아래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4.6%에서 4.2%로 0.4%포인트 내려잡았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위드 코로나를 기반으로 한 경제 활성화를 전제로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있는 기재부 계획도 차질을 빚게 생겼다. 소상공인 손실 보상에 필요한 재원이 기존 정부가 예상한 것에서 증액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올해분 초과 세수, 기존 예산(기정 예산)까지 긁어모아 12조7000억원 소상공인 민생 대책을 수립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재정 여력은 바닥이다.

폭락했던 유럽 증시는 상승 출발

물론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가 없다는 전문가 시각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미크론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 보니 자산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방역 당국이 잘 대응해 나간다면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되고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수차례 반복됐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기재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9월 4.3%에 불과했던 재택·원격 근무 활용 비중은 올해 8월 32.3%로 올라섰다.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상품 거래 비중도 2019년 9월 21.4%에서 올 9월 27.6%로 늘었다.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했을 때보다는 적응력과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분주하게 돌아가던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시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14~15일 열릴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오미크론에 대한 확신할 만한 정보 확인이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속화와 이에 따른 조기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증시와 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은 앞으로 2주가 고비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오미크론의 위험 수준을 검증하고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 데 이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미크론의 금융시장 파급력은 백신 효과성 여부에 달렸다”며 “2주간 세계 주식시장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지지선을 2750~2800선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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