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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경영권, 사모펀드에 팔렸다…재무약정 조기졸업 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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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수소모빌리티+쇼'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두산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지난 9월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수소모빌리티+쇼'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두산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경영권을 국내 사모펀드(PEF)에 매각한다. 재무약정 조기졸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두산중공업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건설에 대한 경영권을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더제니스홀딩스는 사모펀드 큐캐피털파트너스 등이 신설한 투자목적회사다. 더제니스홀딩스는 두산건설의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에 참여해 두산건설 발행주식의 54%를 확보하고 최대주주로서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거래금액은 2580억원이다. 나머지 지분 46%는 두산중공업이 계속 보유한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9월 대우산업개발과의 매각협상이 무산된 후 1년 3개월 만에 건설 매각에 성공했다. 두산건설의 재무구조는 최근 상당히 개선된 상태다. 지난 2010년 1조7310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 규모는 2019년 563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 1600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20%대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16%대로 낮아져 부채비율도 431%까지 줄었다. 더제니스홀딩스가 두산건설 가치를 끌어올린 후 이익을 실현하는 시점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건설의 지분 이익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구조조정 일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두산그룹 구조조정 일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두산건설 매각에 성공하면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작업 역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6월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약정을 맺고 긴급자금 3조원을 지원받았다. 3년 내 상환 조건이었다. 이후 두산그룹은 자구계획안에 따라 클럽모우CC(185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모트롤BG(4530억원),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 6986억원),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8500억원) 등 우량자산을 잇달아 매각했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의 채무 잔액은 약 700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두산그룹이 역대 최단 기간 내에 재무약정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10년간 조기 졸업에 성공한 그룹은 동국제강이 유일하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4년 산업은행과 약정을 체결했고 이후 2년 만에 졸업했다.

두산그룹은 자산 매각과 함께 그룹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 ㈜두산 지주부문 내 ‘그룹포트폴리오 총괄(사장)’을 신설하고, 김도원(52)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 대표 파트너를 선임했다. BCG는 두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의 지속가능 경영 전략을 컨설팅했다. 20년 넘게 에너지사업 분야 컨설팅을 담당한 김 총괄을 영입한 것은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신재생에너지 사업 위주로 그룹을 재편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은 올해까지 채무 잔액을 모두 상환하면 내년까지 예정된 재무약정을 조기 졸업이 가능하다”며 “최근 주목받는 친환경 분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 역시 채권단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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