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직 절대 안한다"던 박용만, 두 아들과 함께 두산 떠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이 회장직을 내놓고 두 아들과 함께 그룹을 떠난다. 박 회장은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이다. 두산그룹은 10일 “박 회장이 회장직에서 사임한다”며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전문분야에 맞는 커리어를 위해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연초부터 공언한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며 “그룹의 실무를 떠난지는 이미 오래됐고 상징적 존재로 있던 자리까지 모두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제 이렇게 두산을 떠나는 것이니 나도 독립”이라며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들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고 그룹을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의 페이스북 메시지 내용. [사진 페이스북]

박용만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의 페이스북 메시지 내용. [사진 페이스북]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 사회에 대한 기여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이 끝나면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월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장비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에 매각됐다. 이 무렵 박 회장도 서울 약수동 인근에 개인 사무실을 열고 향후 활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박 회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박 회장은 그간 측근들에게 “공직은 절대 안한다”고 말해왔지만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7년여간 지냈고, 과거 여권을 통해 국무총리직 제안을 받은 바 있다.

한편 박 회장의 두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두산 그룹을 떠나 개인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크리에이티브 콘텐트 전문가이자 인플루언서로 자리잡았다”며 “이미 관련 업계에서 다수의 유망 회사를 육성하는 일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제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상무 역시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 재직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벤처캐피탈 회사 설립을 주도하는 등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삼부자 모두가 각각 독립하는 셈”이라며 “서로 바라보며 응원하고 화이팅을 외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