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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선수 번쩍…"여장남자 아냐?" 이란 女대표팀 골키퍼 시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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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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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에서 골 2개를 막아내고 승리를 축하하러 달려온 팀 선수를 두 팔로 번쩍 들어 올린다. 주인공은 요르단과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골키퍼 조레 쿠데이(32)다. 그의 남다른 기량에 쿠데이는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요르단이 그의 성별을 조사해달라고 AFC(아시아축구연맹)에 요청하면서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상 최초로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한 이란 여자축구 대표팀의 골키퍼 쿠데이는 최근 불거진 ‘여장 남자’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쿠데이는 지난 9월25일 열린 2022 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승부차기 2개를 막아내 이란의 4대 2 승리를 이끌었다. 쿠데이의 선방으로 이란은 최초로 여자 아시안컵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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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승리를 이끈 쿠데이의 활약은 뜻밖의 의혹을 낳았다. 매체에 따르면 요르단 축구협회장 알리 빈 알 후세인 왕자는 14일 트위터를 통해 AFC에 쿠데이의 성별 확인을 요청한 문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는 쿠데이의 선수 자격에 대한 의혹을 담고 있다. 쿠데이가 여장남자 같으니 조사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FIFA 전 부의장이기도 한 알리 왕자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AFC에 “깨어나라”고 각성을 촉구했다.

요르단은 이란이 이전에도 성별 의혹과 도핑 문제를 야기한 전력이 있다며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 대표팀은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에 남자 수비수를 투입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2015년 대표팀 선수 가운데 완전히 성전환하지 않은 ‘남성’ 선수를 선발해 기소된 바 있다. 성전환 수술 후 호르몬 치료 등 2년의 안정화 시기를 거쳐야 완전히 성별이 바뀌는데, 이 기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경기에 출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란 대표팀 선수 선발위원 마리암이란두스트는 “요르단이 패배의 변명거리로 이런 주장을 꺼냈다”며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해마다 의료진이 모든 대표팀 선수들을 상대로 호르몬 테스트를 한다. 팬들은 아무 걱정도 할 필요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대표팀 코치 역시 “쿠데이는 2008년, 2010년 아시아 컵 대회 예선전에서 뛰었다”며 “AFC가 요구하는 모든 관련 문서를 제공할 테니 성별 조사로 쓸데없이 시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AFC 대변인은 조사 진행 여부나 절차에 관해 일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알 아라비아 방송은 쿠데이가 이전에도 성별 문제로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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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이 또한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자신이 여성임을 밝힌 바 있다. 16일 CNN 터키에 따르면 그는 “요르단축구협회를 고소할 것이다. 난 여성이다. 이건 폭력”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성전환 수술을 위한 세계의 허브 중 하나다. 이곳에는 성전환자에 대한 법적 장벽이 없으며 정부는 호르몬 치료와 수술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금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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