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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합참차장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선제공격용으로 보여”

중앙일보

입력

존 하이튼 미 합참 차장이 지난 7월 중국이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미국에 대한 선제 핵 공격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공군 대장)이 지난 2017년 열린 캐나다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에 참석한 모습. [핼리팩스안보포럼 제공]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공군 대장)이 지난 2017년 열린 캐나다 핼리팩스 국제안보포럼에 참석한 모습. [핼리팩스안보포럼 제공]

16일(현지시간) 하이튼 차장은 미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7월 27일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은 남극을 지나 지구를 한 바퀴 돈 뒤 음속의 5배 이상인 극초음속(hypersonic) 활강체를 목표에 떨어뜨렸다”며 “떨어진 활강체는 중국 내 목표물에 영향을 주는 것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에 인터뷰어가 “활강체가 목표물을 직접 타격하는 데 성공한 것이냐”고 물었고, 하이튼 차장은 “충분히 가까웠다(Close enough)”고 답했다.

미국군 서열 2위인 하이튼 차장은 이날 무기 개발에 대한 미국의 안이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참관 등을 위해 방한한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이 22일 오후 오산공군기지안에 있는 35방공포여단 패트리어트3 미사일 포대 앞에서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822 시사IN 이명익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참관 등을 위해 방한한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이 22일 오후 오산공군기지안에 있는 35방공포여단 패트리어트3 미사일 포대 앞에서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822 시사IN 이명익

그는 “나에겐 중국의 미사일이 선제공격용 무기(a first-use weapon)로 보였다. 그 무기들은 그랬다”고 강조하며 “중국이 현재 수백개의 새로운 미사일 격납고를 건설 중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은 언젠가는 미국 본토에 기습 핵 공격을 할 능력을 갖추게 된다. 최근 5년 동안 중국은 수백 번의 극초음속 무기 실험을 했지만, 미국은 실험을 9번밖에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는 19일 예편을 앞둔 하이튼 차장은 최근 여러 차례 발언을 통해 중국의 군사 굴기를 경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에도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펜타곤(미 국방부)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관료적이고 느리다. 우리가 뭔가 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러시아와 미국을 따라잡는 상황이 조만간 현실이 될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앞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실험 성공에 대해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과 매우 가깝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지난 1957년 10월 옛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린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교육 과정 등 사회 체제를 대폭 수정하고, 우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극초음속 미사일 개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극초음속 미사일은 로켓에 의해 대기 중으로 발사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탄도미사일과 비슷하지만, 탄도미사일이 예측된 궤도를 타고 날아가는 것과 달리 대기권에 재진입한 뒤 지표면에 가깝게 날아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다.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고, 회피 기동 등 발사 후 조종도 가능해 미래 전쟁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CBS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과 러시아가 핵 균형을 이룬 것도 선제타격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그 능력을 개발하려고 한다면 그 균형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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