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극초음속 미사일에 "스푸트니크" 냉전시대 경고한 미 합참의장

중앙일보

입력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27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두고 매우 중요한 기술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AP=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27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두고 매우 중요한 기술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AP=연합뉴스]

지금이 스푸트니크 순간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꽤 가까이 온 것 같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두고 한 이야기다.

밀리 의장은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매우 중요한 기술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밀리 의장이 언급한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은 옛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던 1957년 10월을 말한다.
당시 워싱턴은 큰 충격에 사로잡혔고, 이후 본격적으로 우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동시에 소련과 핵무기 경쟁도 치열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밀리 의장이 굳이 '스푸트니크'라는 단어를 끄집어낸 것은 냉전 시대를 기억하는 세대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이제 새로운 형태의 군비 경쟁이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지난여름 두 차례에 걸쳐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그것도 일부러 미국 위성에 잘 노출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했다.

러시아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Zircon) [유튜브 캡처]

러시아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Zircon) [유튜브 캡처]

일반적으로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라고 부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처럼 포물선을 그리는 게 아니라, 낮은 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불규칙하게 날아가기 때문에 사실상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태평양의 서쪽과 북쪽에만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선, 극초음속 미사일이 남쪽을 통해 날아올 경우 속수무책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제네바군축회의 미국대표인 로버트 우드 대사는 "미국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도 이런 기술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무기경쟁이 촉발될까 봐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 왔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이 분야에서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의 그레그 헤이즈 최고경영자(CEO)는 극초음속 기술 면에서 미국과 중국이 최소 몇 년 이상 격차가 난다고 봤다.

한편 중국 정부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대한 언론 보도를 두고 정기적인 우주선 시험이었다고 부인했다. 우주선을 재사용할 수 있는지 기술 검증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밀리 의장은 중국의 이런 최신 군사기술 개발을 기정사실로 하며 경계의 필요성을 확실히 했다.

그는 "우주와 사이버공간, 전통적인 육해공군 영역에서의 중국의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10년, 20년, 25년 동안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지정학적 도전은 중국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